중년 남자들, 맹랑한 꼬마들한테 찍소리 못하고..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2.24 10: 27

애들은 가라더니 도리어 아저씨들이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다.
일요일 예능판이 휘청거리고 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터줏대감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아이들의 공격에 흰머리 성성한 아저씨들이 혼쭐난 모양새다.
지난 17일 방송된 '아빠 어디가'의 시청률은 11.4%, '남격'은 7.9%로 나타났다. 이날 동시간대 1위는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12.8%)가 차지했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남격'은 '아빠 어디가'의 등장과 함께 꼴찌로 추락했다. 일단 '아빠 어디가'에게 있어 '남격'은 경쟁상대가 안 되는 분위기다. 이제 관건은 생방송 경연에 돌입한 'K팝스타'를 추월할 수 있는가 하는 것.

지난달 6일 첫 방송된 '아빠 어디가'가 만 2달도 안 돼 동시간대 강자로 군림하게 된 상황은 꽤 흥미롭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이 시간대를 지켜온 '남격'이 한 자릿수 시청률로 꼴찌 추락하게끔 만든 장본인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생방송 라운드를 시작하며 고삐를 당긴 'K팝스타2'까지 안심할 수 없게 만드는 무서운 반란이다.
'아빠 어디가'가 급부상하면서 주말 예능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한 코너의 시청률은 다음 코너의 시청률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즉 '아빠 어디가' 때문에 '남격'의 시청률이 내려가면서 뒤이어 방송되는 '1박2일' 초반 시청률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단 얘기다. '아빠 어디가'의 시청자들은 그날 방송분이 종료되고 나서야 '1박2일'이든 '런닝맨'이든 채널 이동을 하게 된다. 물론 '아빠 어디가'의 다음 코너까지 고정 시청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1박2일'이나 '런닝맨' 입장에서는 '아빠 어디가'에서 건너오는 시청자들의 규모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전 코너의 시청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아빠 어디가'가 천진난만한 동심의 일기에 천착한다면 '남격'은 평균 연령 40대 아저씨들의 도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남격'의 미션에 당위성이 떨어지고 멤버와 포맷 등이 노후했다는 지적들이 거세지고 있어 문제다. '아빠 어디가'는 때 마침 틈새를 공략, 신상 예능의 풋풋함과 아이들의 순수함을 무기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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