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연습경기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주포 이대호(31,오릭스)는 좀처럼 타격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NC와의 앞선 3차례 경기에서 이대호는 11타수 1안타로 부진하고 있었다. 류중일(50) 감독은 "점점 방망이 중심에 공이 맞아가고 있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지만 본인은 답답했을 터.
하지만 이대호는 당당했다. "내가 지금 조금 못 쳐도 한 점 부끄러울 게 없다. 동계훈련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대호의 설명이었다.

당장은 타격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아도 언제든 정상 타격컨디션을 찾을 수 있다는 이대호의 자신감이 드러난 한 마디였다. 그 누구보다 많은 땀을 겨울동안 쏟았기에 반드시 그 효과가 곧 나타날 것이라는 자기 암시이기도 했다.
그 말처럼 이대호는 잃어버렸던 장타 본능을 되찾았다. 이대호는 24일 타이완 도류구장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작렬시키며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 올렸음을 증명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대호. 첫 홈런포가 터진 건 4회였다. 이대호는 무사 주자 1루에서 NC 노성호의 몸쪽 137km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이날 경기의 결승홈런이자 이대호의 첫 장타였다.
이어 6회에는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대호의 방망이가 다시 불을 뿜었다. 바뀐 투수 이형범을 상대로 이대호는 바깥쪽 121km 커브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대호의 활약 속에 대표팀은 NC를 4-1로 꺾었다. 이대호는 4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대호가 장타력을 되찾으면서 대표팀은 큰 걱정을 덜었다. 앞선 세 번의 평가전에서 침묵했던 타선이 WBC 본선을 앞두고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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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타이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