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현대캐피탈의 홈인 천안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22연패를 당했던 LIG손해보험이 24일 열린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2-3(27-25, 19-25, 25-18, 23-25, 10-15)으로 역전패하며 징크스를 이어갔다.
천안 원정 23연패에 올 시즌 상대전적 6연패, 그리고 최근 5연패에 빠진 LIG손해보험은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채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이날 경기는 사실상 LIG손해보험의 올 시즌 운명이 달린 경기였다. 지난 5라운드까지 11승14패, 승점 35점으로 5위로 처졌던 LIG손해보험으로서는 PO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다. 또 천안 원정 22연패를 생각하면 자존심을 위해서도 어떻게든 승리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LIG손해보험의 승리는 없었고 굴욕만 있었다.
출발은 좋았다. 또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기회도 몇 번 있었다. LIG손해보험은 1세트 역시 듀스 접전 끝에 27-25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2세트를 19-25로 내주며 1-1 동점을 허용했지만 3세트를 다시 25-18로 따내며 현대캐피탈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지난 5번의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두 세트 이상 따내지 못했던 LIG손해보험으로선 승리가 눈에 보이는 듯 했다. 까메호와 김요한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기에 기대감은 더 컸다.
그러나 승부처였던 4세트부터 LIG손해보험은 또 무너지기 시작했다. 22-23, 1점 뒤진 상황에서 LIG손해보험은 서브에이스를 기록한 문성민이 엔드라인을 밟은 것으로 판정되며 23-23 동점에 성공했지만 이것도 소용이 없었다. 허무하게 4세트를 내준 LIG손해보험은 5세트 들어 현대캐피탈에 시종일관 끌려가며 결국 역전패의 희생양이 됐다.
개막 직전 우승 후보로까지 꼽혔지만 이경석 감독 경질에 PO 진출마저 멀어지고 천안 원정 23연패까지 기록한 LIG손해보험으로선 이래저래 최악의 한 해가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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