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크스부르크의 1부리그 잔류 꿈이 '지구특공대' 지동원(22) 구자철(24)과 함께 여물고 있다.
지난 주말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한국 팬들은 밤잠을 설쳤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구자철과 지동원이 실로 중요한 경기서 소속팀에 승점 3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구자철과 지동원은 지난 24일(한국시간) 새벽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SGL 아레나에서 끝난 호펜하임과 2012-2013 독일 분데스리가 23라운드 홈경기서 1골 1도움을 합작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동원은 전반 종료 직전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작렬했고, 구자철도 위협적인 전진 패스로 후반 34분 사샤 묄더스의 결승골을 도왔다. 지동원의 독일 분데스리가 데뷔골이었고, 구자철은 올 시즌 3골 2도움째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개인적인 스탯도 중요하나 소속팀의 명운이 걸린 경기였다. 강등권인 17위에 처져있던 아우크스부르크는 16위 호펜하임전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승리 시 호펜하임에 승점 2점을 앞서며 순위를 맞바꿀 수 있었고, 반대로 패한다면 잔류 가능성은 희미해졌을 터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17, 18위는 자동 강등, 16위는 2부리그 3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 잔류를 타진한다.
이쯤 되면 지난 시즌 임대 신화의 좋은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난 시즌 팀 역사상 최초로 1부리그로 승격해 극적인 잔류에 성공했다. 중심에는 구자철이 있었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볼프스부르크에서 임대 이적한 구자철은 15경기서 5골 1도움을 올리며 아우크스부르크의 기적 같은 잔류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홀로 고군분투했다면 올 시즌은 그 역할을 지동원과 함께 할 수 있어 발걸음이 가볍다. 둘은 아시안컵을 기점으로 A대표팀에서 보였던 시너지 효과를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적절히 내고 있다.
지구특공대는 후반기 들어 6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이어가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 옵션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지동원은 선덜랜드의 실패를 뒤로 하고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그간 준수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던 지동원은 호펜하임전의 골을 통해 모든 아쉬움을 날려보냈다. 크로스의 낙하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 수비 사이로 날카롭게 파고들었고, 감각적이고 깔끔한 마무리로 공격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다.
명실공히 아우크스부르크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구자철도 자신이 가진 기량을 오롯이 발휘하고 있다. 부상 곤욕에도 불구하고 복귀하자마자 존재감을 과시하며 3골 2도움을 올리고 있다. 지동원이 골을 넣자 어린아이와 같이 기뻐했던 구자철은 중요한 순간 결승골을 도우며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기 단 '1승'에 그쳤던 아우크스부르크는 지구특공대의 활약에 힘입어 후반기 들어 2승 3무 1패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지난 시즌에 이어 코리안리거의 발끝에 기대를 모으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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