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한 자리와 스윙맨으로 뛸 수 있는 5선발 자리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전지훈련 중인 두산 베어스가 선발진의 힘을 유지하고자 골몰하고 있다.
2011시즌까지 야수진은 두껍지만 선발진이 다소 얇다는 평을 받던 두산은 지난 시즌 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80회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했다. 선발투수들이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몫을 가장 잘 해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지난 시즌 있던 선발 투수들 중 한 명이 빠져나갔고 한 명은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전반기에 합류하지 못했다. 5선발로서 6승 7패 평균자책점 4.04에 퀄리티스타트 12회로 준수한 활약을 했던 김승회는 홍성흔의 FA 보상선수로 롯데 이적했다. 그리고 10승 11패 평균자책점 3.00 퀄리티스타트 17번을 기록한 이용찬은 팔꿈치 뼛조각 수술로 후반기에나 출격이 가능할 전망이다.

게다가 2010시즌 두산에서 14승을 올리며 에이스 노릇을 하던 켈빈 히메네스(전 라쿠텐)는 고향 도미니카에서 몸을 만들다가 오른팔 부상을 당해 현재 캠프에 없다. 현재 선발진에서 확정된 선수들은 맏형 김선우와 3년차 효자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 그리고 현재 WBC 대표팀에 있는 노경은 정도다.
히메네스의 컴백이 늦어지자 두산은 지난해까지 주니치에서 뛰었던 맥시모 넬슨을 테스트했다. 156km의 광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을 구사하는 204cm 거인 넬슨은 2011시즌 주니치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10승을 올렸던 투수. 그러나 제구력 면에서 확실한 매력을 비추지 못했다는 것이 현장의 귀띔이다. 팀은 여러 각도로 새 외국인 투수 영입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리그에서 검증된 기량을 갖춘 히메네스가 빨리 몸 상태를 회복해 개막 전열에 포함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는 방침을 고수 중이다.
5선발 보직에서는 우완 서동환과 상무에서 갓 제대한 좌완 유희관, 그리고 3년차 우완 안규영 등이 경쟁하고 있다. 서동환은 지난 17일 세이부 1군과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2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22일 요미우리 2군과의 경기에서 4이닝 4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2개) 2실점을 기록하며 두 경기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 중. 사사구 네 개를 허용한 것이 걸리지만 다소 이른 시기에 140km대 중후반의 힘있는 직구를 던지며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다.
기교파 좌완인 유희관은 지난 24일 야쿠르트 2군과의 경기에서 3이닝 3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1개)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야쿠르트 2군이라고는 해도 팀의 주력급 야수인 가와시마 게이조, 후지모토 아쓰시 등을 경기 초반부터 상대한 유희관이다. 직구 구속은 130km대 중반 가량이지만 유희관의 장점은 안정된 제구력. 서동환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스타일이다.
데뷔 3년차 만에 처음으로 해외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된 안규영은 지난 19일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사사구를 내주지 않았고 140km대 초중반의 묵직한 직구를 구사했으나 안타 7개를 내준 것은 아쉬운 결과였다.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으나 구종이 다양한 편은 아니라는 것이 안규영의 장단점이다.
선발진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그만큼 타자들과 계투 요원들이 힘들어진다. 경기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쫓아가는 입장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찌감치 수세에 몰리는 데다 장기 레이스에 있어 체력적인 약점을 갖고 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선발진의 상향 평준화로 위안을 삼았던 두산은 다시 생긴 누수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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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