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간다면 개막전도 가능하다".
한화의 고졸루키 한승택(19)이 개막전 주전 마스크를 쓸 수 있을까. 고졸야수들의 개막전 엔트리 진입을 많았지만 루키 포수가 주전 마스크를 쓰는 일은 흔치 않다. 그러나 한승택은 선배들을 제치고 개막전 포수로 낙점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승택은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출중한 기량을 과시하며 '김응룡의 아들'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해태시절부터 김응룡 감독이 애지중지 키우는 신인들에게 주변에서는 '김응룡 아들'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그만큼 가능성 있는 젊은선수들에게는 애정과 관심을 쏟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한승택이 낙점을 받았다.

대개 '김응룡 아들' 소리를 듣는 선수들은 체격에 장대했다. 김 감독은 큰 체격을 갖춘 선수들을 좋아한다. 그런데 선수 프로필에 한승택은 175cm에 불과하다. 그런 김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성실함과 야무진 야구였다. 김 감독은 "볼 빼는 동작이 좋고 머리가 영리하다. 방망이도 좋다"고 평가했다.
한승택은 지난 24일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1회부터 포수마스크를 쓰더니 2회 첫 타석 볼넷,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전안타를 날리는 등 타자로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한승택은 오키나와 전훈 실전경기에서 4할이 넘는 매서운 타격을 하고 있다.
정작 진가를 드러낸 것은 5회말 포수의 능력이었다. 3-1로 앞선 2사 1,2루 김주찬 타석에서 정확한 2루 송구로 2루주자 박기남을 잡아낸 것이다. 박기남의 리드 폭이 길다고 판단하고 총알같은 송구로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고졸루키답지 않은 폭넓은 시야와 과감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결국 이 플레이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고 볼 수 있다.
포수기근에 시달려온 한화에서 한승택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믿는 선수, 특히 신인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데 인색하지 않다. 더욱이 한승택이 한화 리빌딩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점 개막전 주전 마스크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김응룡 감독께서 생각하시는 우리 팀의 과제는 소방수와 포수였다. 한승택은 포수로서 자질과 민첩한 몸놀림, 그리고 타고난 성실성까지 감독님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개막전 포수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한승택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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