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LA 다저스 괴물투수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 공식 첫 경기에서 위력을 입증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 3회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맞았지만 탈삼진 1개 포함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자신의 위력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크게 3가지였다.
▲ 류현진 체인지업, 역시 최고

가장 큰 소득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로도 통한다는 점이었다. 류현진은 3회 1사 후 베컴 고든에게 삼진을 뽑아냈다. 고든은 류현진의 3구째 체인지업에 하프 스윙했고, 5구째 같은 코스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또 방망이가 헛돌았다. 타이밍을 뺏긴 나머지 허리가 완전히 무너진 채 억지로 나가는 스윙을 멈추려했지만 이미 돌아간 스윙이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삼진을 잡은 공은 체인지업었다. 체인지업을 3-4개 정도 던졌는데 잘 들어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이 삼진 처리한 고든은 지난해 타율은 2할3푼4리였지만, 16홈런 60타점에 볼넷 40개를 얻은 한 방 능력이 있는 타자였다. 메이저리그 주전 타자가 꼼짝 못할 만큼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확실히 위력적이었다.
▲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
투아웃을 잡은 류현진은 3번째 타자로 이날 1번 타순에 배치된 드웨인 와이즈를 맞이했다. 그러나 와이즈에게 던진 5구째 커브가 높게 형성되는 바람에 우측선상으로 깊숙히 굴러가는 3루타를 맞고 말았다. 1-0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투아웃을 잘 잡았으나 갑작스럽게 3루타를 맞고 득점권 상황에 몰렸다. 폭투만 나와도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역시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타자 제프 케핑거를 상대로 4구 만에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1사 3루였지만 직구 뿐만 아니라 변화구도 섞어던지는 여유를 보였다. 이날 그의 공을 받은 포수 팀 페데로위츠도 "류현진은 아주 침착했다. 안타를 맞은 뒤에도 템포가 변함없었다.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투구에만 집중했다"고 칭찬했다. 류현진 특유의 배짱이 빛난 것이다. 특유의 체인지업과 위기관리능력까지, 류현진은 확실히 준비된 한국의 메이저리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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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