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감정 변화가 없었다. 정말 침착했다".
LA 다저스 괴물 투수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 공식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티다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 3회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1이닝을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날 류현진이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는 주전 A.J 엘리스가 아니라 백업 팀 페데로위츠(26)였다. 류현진과 같은 1987년생 동갑내기로 베테랑 엘리스를 뒷받침하는 포수 유망주. 안정된 블로킹 및 포구 능력과 미트질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데 이날 잭 그레인키에 이어 류현진과도 호흡을 맞췄다. 이미 두 사람은 불펜 피칭을 한 차례 소화한 바 있었다.

경기 전 류현진과 페데로위츠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페데로위치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먼저 물었고, 이에 류현진은 "네가 알아서 이끌어달라"고 답했다. 그러자 페데로위츠는 "그러면 안 된다"고 채근했지만 류현지은 "난 처음이라서 잘 모른다. 널 믿고 던지겠다"며 티격태격하며 함께 그라운드로 나섰다.
류현진은 페데로위츠와 호흡을 맞추며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삼진 1개를 잡으며 실점없이 성공적으로 첫 등판을 잘 마무리했다. 페데로위츠의 사인아래 1사 후 고든 베컴을 결정구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요리했다.
경기 후 페데로위츠는 "류현진의 브레이킹볼이 아주 뛰어났다. 특히 체인지업이 훌륭했다. 패스트볼도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한 뒤 "무엇보다 그는 침착했다. 3루타를 맞은 뒤에도 투구 템포가 변하지 않았다.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자신의 투구에만 집중했다"는 말로 위기를 침착하게 극복한 류현진의 멘탈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페데로위츠는 "류현진이 적응만 잘 한다면 메이저리그급 투수로 부족함이 없다. 그는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이미 잘 알고 있는 선수다. 앞으로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이 기대된다"는 말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외국인 포수와는 경기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류현진은 "똑같은 포수이고, 불편한 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페데로위츠는 "류현진과는 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간단한 의사소통은 짧은 영어와 몸짓으로도 가능했다"며 언어에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빛나는 투구와 침착성이 메이저리그 포수들도 놀래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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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