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두 자릿수 골을 넣었는데 올해도 기회가 된다면 두 자릿수 골을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공격수이니깐...".
김은중(34, 강원 FC)이 프로 데뷔 이후 17번째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적지 않은 시간이다. 당초 한국나이로 35살까지 선수 생활을 하겠다고 생각했던 그가 생각만 하던 나이에 도달했다. 하지만 김은중의 축구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강원과 계약이 올해로 만료되지만 "인복에 따라 은퇴가 3년이 오고 가는 것 같다"며 자신의 경기력과 외부적인 요소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임을 드러냈다.
단순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욕심만은 아니다. 선수로서의 능력이 수준급이라는 것을 가정했을 때이다. 매 시즌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지 않는다는 김은중이지만 "작년에도 두 자릿수 골(16골)을 넣었는데 올해도 기회가 된다면 두 자릿수 골을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공격수이니깐"이라고 목표를 설정했다. 물론 "쉽지는 않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지만 김은중의 목표는 뚜렷하기만 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김은중은 지금까지 405경기에 출전해 119골 5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축구 30년 역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신태용이 보유하고 있는 60득점-60도움에 가깝다. 김은중의 활약이 없다면 결코 이룰 수 없는 대기록이다. 또한 강등 후보로 꼽히는 강원이 강등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김은중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점에 대해 김은중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김은중은 "개인적인 능력을 올리기보다는 지난해 팀 전체적으로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길 수 있는 걸 비기고, 비길 수 있는 걸 졌다. 전형적인 약팀의 문제다. 강팀은 질 걸 비기고, 비길 걸 이긴다. 놓친 경기서 승점을 좀 더 쌓았다면 시즌 막판에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등후보 1순위로 꼽히는 강원이지만 김은중은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이번 시즌에는 2.5팀(2팀 강등, 1팀 플레이오프)이 강등이 되는 만큼 치열할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해 생존 경쟁서 살아 남았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한 객관적인 전력으로 우리가 강등권이라는 것도 기회가 될 것 같다. 다른 팀에서 우리는 강등권이니 쉽게 볼 수도 있다. 또한 우리는 이미 강등권을 경험한 만큼 자신감이 있고 살아남는 법도 알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제 노장축에 속하는 김은중이지만 체력에 대한 걱정은 없다. 그는 "경기 때 얼마나 조절하느냐에 체력 유지가 달려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젊은 선수라도 3~4일 간격으로 3~4경기를 하면 컨디션이 떨어진다"면서 "조절만 잘 한다면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16시즌을 소화한 만큼 리그에서의 체력 조절에 대한 노하우를 잘 알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K리그 클래식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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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