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선발 경쟁 청신호…경쟁자들 나란히 부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2.26 06: 46

LA 다저스 괴물 투수 류현진(26)의 선발 경쟁에 청신호가 켜졌다. 선발 경쟁 후보들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나란히 부진한 것이다. 
다저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다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시범경기에 선발투수 후보인 우완 채드 빌링슬리(30)와 좌완 크리스 카푸아노(35)를 연이어 등판시켰다. 그러나 두 투수 모두 기대이하 피칭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우리팀 선발투수는 8명이다. 경쟁을 통해 다섯 자리가 가려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빌링슬리와 카푸아노로서는 좋지 않은 출발이다. 
먼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빌링슬리는 지난해 8월25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이후 6개월 만에 첫 실전 등판을 가졌다.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아웃된 뒤 토미존 수술을 받지 않고 재활을 택한 빌링슬리는 한 때 최고 99마일 패스트볼을 던진 강속구 투수였지만 부상 여파로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1회 시작하자마자 첫 타자 루이스 발부에나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맞은 뒤 곧바로 다윈 바니에게도 우중간 가르는 2루타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어 네이트 슈어홀츠에게 우중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는 등 2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컵스 타자들이 빌링슬리의 공에 정확히 타이밍을 맞추며 마음껏 외야에 타구를 보낼 정도였다. 빌링슬리의 몸 상태에 대한 의문이 떼어지지 않은 내용이었다. 
뒤이어 나온 카푸아노도 다르지 않았다. 3회부터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한 카푸아노는 첫 타자 바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슈어홀츠에게 3루 내야안타를 맞았다. 2루 견제 실책까지 겹치며 무사 1·3루 위기를 초래한 카푸아노는 스캇 헤어스턴과 브래드 넬슨을 연속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가 싶었지만, 웨링턴 카스티요에게 큼지막한 좌월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후속타자 웨링턴 카스티요에게도 좌중월 솔로홈런을 맞으며 연타석 홈런을 당했다. 4회에도 실점은 없었지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류현진과 같은 좌완 투수인 카푸아노는 지난해 12승을 거둔 베테랑이지만, 많은 나이 때문에 입지가 눈에 띄게 좁아들었다. 최근에는 콜로라로 로키스 트레이드설도 제기됐다. 
다저스는 '원투펀치'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를 중심으로 류현진, 빌링슬리, 카푸아노 외에도 조쉬 베켓, 애런 하랑, 테드 릴리까지 모두 8명이 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커쇼와 그레인키의 자리가 확고한 만큼 남은 3자리를 두고 6명이 경쟁하는 모양새가 그려졌다. 빌링슬리와 카푸아노가 인상적이지 못한 출발을 보인 가운데 27일 샌프란시스코전에 베켓, 28일 컵스전에 하랑이 각각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나선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3회 구원으로 나와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깔끔한 데뷔전을 치른 류현진은 내달 2일 빅리그 첫 선발등판을 가질 예정. 경쟁자 빌링슬리와 카푸아노가 첫 등판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다저스의 선발 경쟁은 류현진에게 유리한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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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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