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괴물 투수 류현진(26)의 메이저리그 첫 선발등판 날짜가 확정됐다.
류현진은 내달 2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또는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선발등판하기로 통보받았다. 이날 다저스는 '스플릿스쿼드'로 팀을 2개로 나눠 경기를 치르는데 홈구장에서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샌디에이고와 맞붙고, 템피에 자리한 원정구장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에인절스와 대결한다. 26일 시카고 컵스전이 끝난 뒤 만난 류현진은 "아직 어느 팀과 붙을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가졌다. 이날 류현진은 선발 잭 그레인키에 이어 3회 두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히 막으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첫 단추를 잘 뀄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구원 1이닝만으로는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류현진의 첫 선발등판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현지 언론을 통해 이날 류현진에게 최대 3이닝 정도를 맡기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상위타선부터 하위타선까지 한 타순을 모두 상대하며 선발투수로서 본격적인 점검을 받을 전망이다.
첫 선발등판이라는 점에서 류현진이 어떤 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갈지도 지켜볼 대목. 25일 화이트삭스전에서 패스트볼 중심으로 서클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삼은 류현진이지만 제3의 구종으로 기대를 모은 커브는 아직 손에 덜 익은 탓인지 밋밋했다. 긴 이닝을 버티기 위해서는 투피치만으로 한계가 있다. 이날 3이닝 피칭을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
류현진의 선발등판은 다저스 선발진 경쟁이 본격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투펀치' 클레이튼 커쇼와 그레인키 외에도 채드 빌링슬리가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올랐고, 2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조쉬 베켓, 28일 컵스전 애런 하랑도 차례로 선발등판한다. 류현진도 첫 선발등판을 통해 코칭스태프로부터 본격적인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조금씩 투구이닝도 늘려가며 시범경기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테스트를 받는다.
첫 선발등판이라는 점에서 첫 인상을 어떻게 심어주느냐도 중요하다. 이날 맞붙게 될 상대가 어느 팀이 되느냐 하는 변수도 있는데 알버트 푸홀스와 마이크 트라웃에 조쉬 해밀턴이 가세해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에인절스와 대결한다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리그가 아니기 때문에 전력 노출에 대한 부담은 덜하다. 반대로 샌디에이고는 팀 타선이 약하지만 같은 리그에 같은 지구라는 점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서는 안 될 팀이다.
류현진은 "첫 선발등판이라고 해서 크게 다른 건 없다. 하던 대로 하겠다"며 여유를 잃지 않은 뒤 "선발 경쟁이 어떻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경쟁자들이 부진했다고 하지만 이제 첫 경기를 했을 뿐"이라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한국이 낳은 괴물 투수의 선발 비상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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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