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뭘’ 팀, “우리가 ‘개콘’의 주력 코너” [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2.26 10: 09

“화가 난다!” 박성호를 필두로 ‘사마귀 유치원’ 멤버들이 다시 모였다. 조지훈, 최효종, 정범균에 류정남까지 합세한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애니뭘’ 팀은 각각 동물로 분해 매주 관객과 시청자에 쉴 틈 없는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최효종은 “우리가 ‘개콘’의 주력 코너다. 백화점에서도 제일 예쁜 옷을 앞에 걸어놓는다. 우리는 주력이라고 생각하고 코너를 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누구나 좋아하는 동물 캐릭터로 분해 무대 위에 오르는 이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쉽게 마음을 열었다. 캐릭터가 뚜렷한 인형 옷을 입고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하는 이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

“원래 강아지를 좋아해서 코너의 콘셉트를 강아지로 하자고 생각했다. 유기견 캐릭터를 떠올리고 류정남이 합류했다. 원래 박성호는 야한 개 캐릭터였다. 그래서 코너 이름을 ‘멍멍멍’으로 하다가, 박성호가 새 캐릭터로 바뀌면서 ‘애니뭘’로 코너 이름이 바뀌었다.”(조지훈)
지난 2011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풍자 코너 ‘사마귀 유치원’ 멤버들이 다시 모였으니, 관객들도 이들이 보여줄 풍자 개그에 대한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품었다. 하지만 이들은 “‘애니뭘’은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코너다.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코너가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시청자들은 개그를 볼 때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마귀 유치원’ 때도 그랬고 ‘애니뭘’도 슬슬 그렇게 돼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냥 하는 거다. 확대해석 하지 말고 편하게 웃어줬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메시지를 담자는 마음이 앞섰지만 이제 조금 더 가볍게 웃음을 강조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풍자로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했지만 코너가 무거워져 가는 것 같았다. 개그맨의 역할은 웃음을 드리는 게 먼저다.”(조지훈)
그래도 ‘애니뭘’팀은 기본적으로 ‘울분의 아이콘’ 앵그리성호(박성호 분), 프랑스에서 온 귀족 강아지 조봉구(조지훈 분), 집사 팽말숙(류정남 분) 등의 캐릭터를 통해 풍자의 색채를 안고 가고 있다.
“조지훈의 캐릭터는 허영심에 부푼 사람, 류정남은 권력 옆에 붙어사는 사람들을 꼬집었다. 또 최효종 캐릭터는 사기꾼, 박성호는 화가 많은 현대인들의 모습을 캐릭터화 한 것이다. 나는 꿈을 찾아가는 소시민의 모습을 담았다. 마다가스카르는 이상향의 의미다. 아직까지는 못 찾고 있다. 이상향을 향해 떠나가는 길 중에서 허영심이 많은 사람과 사기꾼, 화가 난 사람 등을 만나는 거다.”(정범균)
“일부러 풍자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유행과 시대성도 있는 것 같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가벼운 개그를 좋아한다. 기존의 우리 이미지에는 ‘사마귀 유치원’ 팀을 통한 무거운 이미지가 있어 벗어나려 한 것도 있었다.”(최효종)
 
뚜렷한 캐릭터가 잘 짜인 틀 안에서 착착 맞아 떨어지며 유기적으로 웃음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애니뭘’ 멤버들도 이제는 코너가 자리를 잡았다는 자신감을 보이며 앞으로 더욱 큰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애니뭘’은 안정권에 들어왔다고 봐도 된다. 조지훈의 캐릭터가 완성되면서 코너도 완성됐다. 사실 우리 개그는 대학로 공연장에서 다듬고 올려보는 스타일인데 ‘애니뭘’은 그 작업을 갖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에 시행착오를 겪었다.”(박성호)
“연인으로 치면 만난 지 6개월 정도 될 때까지는 많이 싸운다. 서로 알고 조심하듯이 개그에 대해 알아가는 단계다. 2달 정도 된 코너는 사람들이 어디서 웃는지 알고 캐릭터를 잡아놨으니 위기에서는 넘어섰다고 봐도 된다.”(최효종)
그럼에도 ‘개콘’의 대표 개 캐릭터 ‘브라우니’ 보다는 인기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이들. 그저 “편하게만 봐달라”고 말하는 ‘애니뭘’ 팀 멤버들은 늘 개그에 대해 고민하는 긴장감과 자신감을 기반으로 한 여유가 동시에 느껴지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애니뭘’이 최고가 아니더라도 내 개그 인생의 일부분이고 소중한 개그새끼 중에 하나다.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애니뭘’이라는 자식이 많은 분들에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힘쓰겠다.”(박성호)
‘앵그리성호’ 등 또 한 번 대박 캐릭터를 완성해낸 ‘애니뭘’ 팀. 2013년에는 어떠한 개그로 시청자에 웃음을 선사할지, 그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애니뭘’ 팀에 기분 좋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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