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서드피치는 NO" 모든 구종 활용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2.26 15: 11

"서드 피치? 그런 게 어디있나. 잘 들어가는 공을 던지면 된다". 
LA 다저스 괴물 투수 류현진(26)은 힘있는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서클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한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은 류현진의 베스트 피치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조금씩 인정받아가고 있다.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가진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류현진은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는데 패스트볼-체인지업이 조화를 이룬 결과였다. 
그러나 아직 패스트볼-체인지업을 뒷받침할 '서드 피치'는 어떤 구종이 될지 확실하지 않다. '커브의 마술사' 샌디 쿠팩스로부터 전수받고 있는 커브는 아직 손에 잘 익지 않았다. 25일 화이트삭스전에서 드웨인 웨이즈에게 3루타를 맞은 것도 커브가 높게 제구된 탓이었다. 류현진도 "아직 커브 제구가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에게는 또 하나의 무기가 있으니 바로 슬라이더다. 지난해 시즌 초반 류현진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재미를 봤다. 좌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살짝 휘어지는 슬라이더에 좌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당시 한용덕 한화 투수코치는 "현진이 슬라이더는 커터보다 느리지만 각이 조금 더 크다. 보통 슬라이더보다는 각이 작아도 스피드가 있다. 3년 전부터 연습하며 준비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서드 피치에 대한 류현진의 생각은 어떠할까. 류현진은 "서드 피치가 뭔가. 그런 것 없이 그냥 잘 들어가는 공을 많이 던지면 된다"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커브든 슬라이더든 특별히 어떤 구종을 제3의 구종으로 삼기보다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잘 들어가는 구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된다는 게 류현진의 생각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류현진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뿐만 아니라 커브와 슬라이더도 효과 적절하게 활용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그 정도 되는 나이에 4개 구종을 다 잘 던지는 투수는 흔치 않다"고 평가했다. 아직 커브는 제구가 잘 안 되고, 슬라이더를 봉인하고 있지만 충분히 자기가 원하는 수준으로 던질 수 있다. 
류현진은 "난 서드 피치 같은 건 모르겠다. 제2의 주무기라는 것인가? 그런 건 없다. 서드 피치에 대해 생각해본 건 없다"고 했다. 지난해 류현진은 시즌 초반 체인지업 대신 슬라이더의 활용도를 높이며 레퍼토리를 다양화했고, 시즌 중반부터는 커브를 적절하게 구사하며 재미를 봤다. 당일 컨디션과 경기 상황에 따라 능수능란하게 변화구를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특별히 서드 피치를 만들기보다 상황에 맞게 던질 생각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해 커브(13.3%)·슬라이더(13.2%) 비율이 거의 비슷했다. 특별히 서드 피치라고 규정지을 만한 것이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류현진은 자신만의 레퍼토리를 유지할 생각이다. 그는 "커브는 계속 연습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손에 익을 것"이라며 "슬라이더도 시범경기 마지막 2~3번 정도 남겼을 때 조금씩 던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에게 확실한 서드 피치는 없지만 그보다 더 다양한 레퍼토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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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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