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최민식, 황정민 주연 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는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줄 만한 회심 장면을 선보인다. 일부에서는 영화 '올드보이' 장도리 격투신에 비견하기도 하는 주차장 엘리베이터 신이 그 장면.
극 중 주차장 엘리베이터신은 조직의 2인자 정청 역의 황정민이 1인자의 자리를 두고 그와 대결을 벌이는 이중구(박성웅)의 패거리들에게 습격을 받으면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으로 잔혹하지만 영화적으로는 아름다움까지 느끼게 해 준다.
특히 이런 조직원들의 피비린내 나는 육탄전이 엘리베이터라는 한정된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기에 긴장감을 더한다. 공간이 영화의 주연으로 등장한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신은 당초 의도대로 만들어진 장면은 아니라고. 황정민에 따르면 배우들 액션의 합이 망가지면서 탄생한 독특한 장면이다.
황정민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꼽아달라고 주문에 역시 이 엘리베이터 신을 하나로 꼽으며 "원래 그렇게 난잡한 장면은 아니었다. 배우들 액션에 합이 다 있었다. 때리면 막고 하는 게 다 있어서 리허설 때는 멋있었다"라면서 "하지만 막상 슛이 들어가니 피가 미끄러지고 엉켜서 합이 다 망가졌다. 물론 큰 합은 됐지만, 세세한 부분들이 다 엉켜서 개차반이 됐다"라고 당시의 현장에 대해 들려줬다.
이어 "하지만 그게 독이 되고 약이 된 장면이었다. 우리도 찍으면서 당황했지만 나중에 모니터를 보면서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만족했다. 이런 액션신은 처음이란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애벌레들처럼 보이기도 하고, 뭔가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까지 그런 장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니까. 하면서도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다. 또 촬영이 워낙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는 대한민국 최대 범죄조직 골드문에 잠입한 형사 그리고 그를 둘러 싼 경찰과 조직이라는 세 남자 사이의 음모, 의리, 배신의 범죄 드라마로 지난 21일 개봉해 25일까지 전국 119만명(영진위)의 관객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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