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충무로에 여자가 사라졌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이 천만관객을 돌파하며 2013년에도 변함없는 한국영화 전성기의 시작을 알린 가운데 현재 극장가에는 남자배우들이 주를 이루는 한국영화들이 관객들을 찾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댄싱퀸'과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400만 관객 돌파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지난해 충무로는 이후 높은 퀄리티의 영화들과 한국인의 정서를 제대로 찌른 영화들로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한국영화 전성시대를 열었다.

특히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색다른 변신을 시도한 임수정을 비롯해 '건축학개론'을 통해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 '화차'로 '재발견'이라는 평을 받았던 김민희와 '피에타'로 전세계의 극찬을 받은 조민수까지 지난해는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려졌다.
그러나 올해 충무로에는 주목할 만한 여배우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첫 로맨틱코미디인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를 제외하고는 주로 남자들의 모습을 그리는 영화들이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
천만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 역시 배우 류승룡이 극의 중심을 잡고 있으며 영화 '베를린'은 배우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의 숨막히는 액션을 다루고 있다. 또한 영화 '신세계'는 조직에 잠입한 경찰의 이야기를 다루며 남자들의 의리와 음모, 배신을 다루며 남성들의 미묘한 심리를 펼쳐내고 있기도 하다.
더불어 내달 7일 개봉하는 영화 '사이코메트리' 역시 김강우와 김범을 내세워 긴장감 넘치는 스릴을 선사할 예정이며 한석규, 이제훈 주연 영화 '파파로티', 강우석 감독의 신작 '전설의 주먹' 역시 남자들의 진한 이야기를 그려낼 계획이다.
이처럼 남자들의 이야기가 극장가에 주를 이루게 된 것에 대해 한 영화계 관계자는 여배우들이 출연하는 장르의 한계를 지적한다.
이 관계자는 최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여배우들이 출연할 수 있는 작품의 장르가 한정돼 있다. 드라마는 매체 특성상 항상 여자가 등장하지만 영화에서는 여자가 주도하는 구조 자체가 많지 않다. 극 중 여성 캐릭터는 청순가련형이거나 팜므팥탈 정도로 다양화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또한 영화 주 소비층이 20~30대 여성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20~30대 여성이 주 관객층이라는 것도 남자배우들이 주를 이루는 영화가 출연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들이 선호하는 배우가 아무래도 남자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티켓파워가 남자배우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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