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 쓰기 아까울 정도다. 현재 투수들 가운데 최고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마운드 운용도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라운드는 투구수 65개 제한으로 1+1 선발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 윤석민, 장원삼, 송승준, 서재응, 장원준 등 선발투수 후보군만 다섯 명이다.
선발투수보다 중요한 건 그 다음에 나올 투수다. 선발투수가 사실상 최대 5이닝밖에 못 던지기 때문에 그 다음에 나올 투수와 묶어서 따져야 한다. 이른바 1+1 선발인 셈이다.

대표팀 류중일(50) 감독은 이러한 1+1 선발에 어색하지가 않다. 소속팀 삼성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뒤에는 1+1 선발제도가 있었다. 삼성은 리그를 지배할만한 초특급투수는 없지만 투수진의 두께는 최강이라 할 만하다. 그래서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선발투수로 출전이 가능한 투수 두 명을 한 경기에 등판시켰다.
1+1 선발제도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선수층이 두꺼운게 필수다. 윤석민, 장원삼 등 먼저 나설 선발투수는 충분한 가운데 두 번째 나서는 '+1'로 노경은이 주목받고 있다. 1라운드에서는 또 한 명의 선발투수나 다름 없다.
현재 대표팀 투수들 가운데 노경은의 컨디션이 가장 빠르게 올라왔다. 평소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면서 몸 상태를 끌어 올리는 노경은은 대표팀 합류 전 두산 캠프에서 하루에만 불펜피창 200개를 소화하며 빠르게 몸을 끌어 올렸다.
덕분에 노경은은 NC와의 연습경기에서 2경기 4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며 류 감독에게 깊은 신뢰감을 심어줬다. 2경기에 등판해 무실점으로 잘 던진데다가 최고구속을 152km까지 찍으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류 감독은 "노경은 선수의 컨디션이 투수들 중 최고다. 두 번째 투수로 나갈 텐데 (선발로 안 나가기에) 쭉쭉 쓸 수 있다. 노경은 다음에 박희수와 정대현, 오승환이 이어던지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양상문 수석코치 역시 "노경은은 선발로 쓰기 아까울 정도다. 최고의 컨디션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경기에 등판하면서 마운드를 지켜줘야 한다"고 말한다.
정현욱은 앞선 WBC에서 5경기에 등판, 10⅓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1.74로 활약했고 '국민노예'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재 분위기라면 노경은이 4년 전 정현욱의 역할을 해 줘야한다. 노경은은 제 2의 '국민노예'가 될 운명을 타고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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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