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에는 달걀 예찬론을 펴는 선수들을 곧잘 볼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달걀, 그 가운데 흰자를 충분히 섭취하면서 운동을 하면 근육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근거에서다.
대표적인 '달걀 귀신'이 심정수였다. 프로 입단 당시에는 호리호리했던 심정수는 철저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을 키웠고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거듭났다. 심정수는 대표적인 달걀 예찬론자로 한 자리에 앉아 한 판(30개) 분량의 흰자를 먹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 역시 달걀 예찬론자다. 운동선수가 근육을 키우는데 달걀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류 감독을 달걀 예찬론자로 만든 건 심정수다.

심정수가 삼성에서 뛰던 당시 달걀의 효능에 의구심을 품던 류 감독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조)동화와 (조)동찬이를 비교해 보시면 잘 알수 있지 않냐".
SK 외야수인 조동화와 삼성 내야수인 조동찬은 형제지간. 두 선수의 부모님은 양계장을 하면서 어릴 때부터 둘에게 달걀을 많이 줬는데 조동화는 별로 먹지 않았고 조동찬은 열심히 먹었다고 한다. 그 결과 형인 조동화보다 동생인 조동찬의 덩치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심정수한테 그 이야기를 듣고 '바로 이거다' 싶었다"고 말한다. 조동화의 KBO 공식 프로필은 키 175cm에 70kg, 조동찬의 프로필은 180cm 키에 80kg 몸무게다. 둘은 각자 장기를 살려 조동화는 빠른 발을 앞세워 최고급 외야수비를 보여주고 있고 조동찬은 중장거리 내야수로 삼성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류 감독은 주위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꿈나무들에게 "달걀을 많이 챙겨 먹어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조동화-동찬 형제의 체구가 다른 건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달걀에 대한 호불호에서 갈렸다고 생각하는 류 감독이다.
류 감독은 대표팀에서 체구가 크지 않은 선수들에게 '달걀을 많이 먹었냐'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달걀을 별로 먹지 않았다는 손시헌의 답이 걸작이다. "고등학교때 감독님이 달걀 먹으면 알 깐다고 먹지 말라고 해서 안 먹었다". 류 감독은 껄껄 웃으며 "거 봐라. 역시 달걀을 안 좋아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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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