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연속 무실점’ 신정락, 투구폼 변화로 도약 준비 중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2.27 07: 03

단순한 연습경기 호투로 볼 수도 있지만 몇 달에 거쳐 준비했던 일이기에 의미가 있다. 프로 무대에서 좀처럼 부상 악령을 떨쳐내지 못했던 광속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26)이 투구폼 변화와 함께 올 시즌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신정락은 투구폼 교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14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26일 주니치전까지 4번의 연습경기를 치른 가운데 총 9이닝 8탈삼진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주니치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마운드를 밟아 5이닝 동안 60개의 공을 던지며 단 한 번도 득점권에 주자를 놓지 않는 철벽투구를 펼쳤다.  
가장 주목할 점은 안정된 제구력을 기반으로 계산된 투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9이닝 동안 사사구는 3개에 불과하고 투구수도 이닝당 13.1개 밖에 안 된다. 무리해서 삼진을 잡기보다는 빠르게 볼카운트를 선점하며 내야땅볼을 유도하려고 한다. 어쩌면 지난 3년과는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볼 수 있다. 

이전까지의 신정락은 제구보다는 구위로 상대 타자를 억누르려고 하는 인상이 강했다. 150km를 상회하는 직구와 변화무쌍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오직 정면승부만 했다. 그러면서 번번이 컨트롤 난조에 빠졌고 신체가 투구폼을 감당하지 못하는 듯 매년 부상에 시달렸다. 데뷔 첫 해인 2010시즌 25⅔이닝을 던진 게 지난 3년 통산 최다 이닝이었고 지난 시즌에는 단 한 경기만 출장하는 데 그쳤다. 
결국 신정락은 변화를 결심했다. 지난 시즌 중반 군 입대를 결정하면서 긴 호흡에 임할 생각으로 릴리스 포인트를 현저히 낮췄다. 그리고 변화는 극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신정락은 “일단 팔을 내려 제구를 잡으려 했다. 오래 걸릴지도 모르지만 새로운 투구폼을 다듬어 내 것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2군에 투수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선발 등판했다. 바꾼 투구폼으로 처음 실전에 임했는데 생각보다 공이 잘 가더라. 컨트롤이 되니까 이대로라면 타자와 승부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컨트롤 난조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 탈출의 희망을 본 신정락은 군입대를 연기, 2013시즌을 바라봤다. 지난해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진주 마무리캠프에 참가했고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비록 지금 당장 구속은 이전보다 못할지 모르지만 볼끝의 움직임 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신정락은 “최근 구속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연습경기가 끝난 후에도 따로 구속을 물어보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1군에서 오래 던지는 것이다”고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선수단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신정락의 변화에 대해 “더 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 투구폼을 바꿨는데 잘 적응하고 있는 듯하다. 투구폼이 정착되면 부상을 피하는 것은 물론, 구위도 더 좋아질 것이다”고 바라봤다.
만일 지금의 호투가 계속된다면 선발진 합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상황. LG 노석기 전력분석팀장은 “커브의 각도가 굉장히 좋다. 처음 본 타자들은 공략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타선이 한 바퀴 돌고 난 후에는 어떨지 모른다. 다른 구종이 있다면 그것으로 승부하면 되는데 확실치 않다. 선발투수로 등판시 관건은 타선이 한 바퀴 돌고 난 후일 것이다”고 신정락의 선발 등판 모습과 과제를 예상했다.
물론 지금은 시즌을 구상하는 과정이다. 오키나와에서 남은 4번의 연습경기 외에도 오는 3월 8일부터 열리는 12번의 시범경기 결과에 따라 올 시즌 신정락의 자리도 결정된다. 작년 11월부터 선발투수를 대비해 재활한 우규민도 26일 늦게나마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 실전 등판에 임할 예정이다. 사실상 우규민과 신정락이 모두 선발진에 포함될 확률은 높지 않다. 어쨌든 신정락이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목표로 삼은 풀타임 1군 출장은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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