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전남 광양 원정서 6-1 대승을 거둔 적이 있는데...".
5-1 대승의 소감을 묻자 최용수 감독이 뜬금없이 꺼낸 이야기다. 최 감독이 지난 2009년 시즌 개막전, 광양에서 치른 전남과 원정경기서 6-1 대승을 거뒀던 그 때의 이야기를 꺼낸데는 이유가 있었다.
FC서울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장쑤 순톈과 경기서 5-1로 완승을 거뒀다. 2골 1도움을 기록한 '이적생' 윤일록과 2골을 터뜨린 데얀의 맹활약 속에 장쑤를 완파하고 ACL 첫 승을 수확한 서울은 1승(승점 3)으로 앞서 끝난 경기서 무승부를 기록한 베갈타 센다이와 부리람 유나이티드(이상 승점 1)에 앞선 E조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최 감독은 신중했다. 2009년 '광양의 기억'은 최 감독의 신중함에 불을 붙였다. 당시 서울은 선제골을 넣은 김치우가 멀티골을 기록하고, 기성용 정조국 아디 이승렬이 한 골씩 보태며 6-1 대승을 거뒀다. 이청용은 K리그 최초로 개막전서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승리였다.
하지만 서울은 개막전에서 대승을 거두고도 2009년 무관에 그쳤다. 바로 그 사실을 상기시킨 최 감독은 "첫 경기를 크게 이겼지만 앞으로 남은 조별리그 다섯 경기가 있다. 토요일날 개막전도 있기 때문에 준비해야 한다"며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끝까지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이 한 경기를 통해 우리 팀을 평가할 수는 없다"고 단호히 못박은 최 감독은 "앞으로 힘든 고비가 올 것이다. 그것을 우리 힘으로 헤쳐나가고 또 적응시켜야한다. 내용도 결과도 좋았지만 이 한 경기를 가지고 리그와 ACL을 장담할 수 없다. 지난 해에 그랬듯이 목표와 꿈과 비전을 가지고 가야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