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이웃집 꽃미남', 배우 빛나고 스토리 아쉽고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02.27 10: 56

tvN 월화드라마 '이웃집 꽃미남'이 배우들의 성공적인 연기 변신과 호연 속에 종영했다. 제 옷을 입은 듯 녹아든 배우들의 열연과 비교해 흔들린 스토리가 아쉬움을 남겼다.
26일 방영된 '이웃집 꽃미남' 마지막회에서 고독미(박신혜)는 스페인에 갔다 1년 만에 돌아온 엔리케금(윤시윤)과 감격적인 키스를 나누며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했다. 예상치 못했던 러브라인, 웹툰 담당자(김슬기)와 궁핍한 88만원 세대 유동훈(고경표)은 커플티까지 맞춰입고 자신들의 사랑을 뽐냈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는 짝사랑이라는 잔인한 게임에서, 약자여야만 했던 오진락(김지훈), 차도휘(박수진)는 새롭게 찾아온 사랑의 기운을 감지하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랑을 기다리는 모두가 해피엔딩이라는 메시지였다.

악역 없는 착한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은 최고 시청률 3%를 돌파하며 tvN표 꽃미남 드라마의 명성을 이어갔다. 이전까지 선보였던 '꽃미남 라면가게', '닥치고 꽃미남 밴드' 등이 10대들을 메인 캐릭터로 설정했다면 '이웃집 꽃미남'은 본격 취업전선에 뛰어든, 또는 뛰어들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세대들을 타깃으로 이야기를 꾸렸다. 덕분에 10~20대 여성 시청자로 한정돼 있던 시청층이 3040까지 확대됐다는 점은 '이웃집 꽃미남'이 거둔 큰 수확이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은 성실하고 착하기만했던 '김탁구' 윤시윤이 얼마나 깨방정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 2% 부족한 차도남 오진락을 연기한 김지훈이 로맨틱 코미디에 적합한 배우라는 깨달음도 '이웃집 꽃미남'을 통해 가능했다. 두 남자 주인공의 연기 변신은 극 초반부터 화제를 모았다. 아줌마들의 로망에서 아가씨들의 완소배우가 되고 싶었던 김지훈과, 김탁구에서 이제는 20대 중반의 남자가 가진 유쾌함을 표현하는 배우가 윤시윤의 발견은 '이웃집 꽃미남'의 큰 수확이다.
차세대 로코퀸 박신혜의 활약은 배우들, 제작진의 입을 통해서도 확인됐던 바다. 윤시윤은 "박신혜는 상대배우의 단점을 덮어주는 힘을 가진 배우"라고 칭찬했으며 김지훈 역시 "외모뿐 아니라 성격까지 좋아 팀이 단합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마음을 전했다.
고경표, 김슬기의 감초 연기와 김정산, 미즈타 코우키 등의 꽃미남 출연자들의 존재감은 '이웃집 꽃미남'의 활력소로 작용했다. 박신혜, 윤시윤, 김지훈의 삼각 관계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이들의 분량이 넉넉하지 못했지만 짧은 등장, 강한 존재감은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했다.
배우들의 호연은 빛을 발했지만 극 후반으로 갈 수록 88만원 세대의 고단함은 사라지고 사랑에만 이리저리 휘둘리는 캐릭터들의 혼란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이제 막 사회 생활에 뛰어든 20대 중반의 팍팍한 일상을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에 녹여내겠다던 야심찬 계획은 대리 운전을 하는 유동훈과 관리비를 아끼기 위해 2회에 걸쳐 고군분투한 고독미로 정리됐다. 쇼핑몰CEO(차도휘), 재벌2세의 타고난 여유로움(오진락), 천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부유함(엔리케 금)은 '팍팍'한 현실을 더 '팍팍'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스토리의 혼란은 차치하고, tvN이 만드는 무조건 해피엔딩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만족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시청률을 통해 확인되는 부분. 평균 시청률 1%를 오르내리던 드라마들은 이제 첫 방에서 2%를 넘기고 스토리가 반환점을 돌면서 3%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따라서 '이웃집 꽃미남'에 이어 방영될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에 대한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나인'은 '인현왕후의 남자'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병수 감독, 송재정 작가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로맨틱 코미디물로 오는 3월 11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나인'에는 조윤희, 이진욱, 전노민, 박형식(제국의아이들)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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