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힘들다".
대한체육회 수장으로 4년 임기를 마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박용성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이임식 기자회견에서 2020년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된 레슬링이 다시 지위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왔다.
기자들의 레슬링의 퇴출 관련 질문에 "가장 큰 잘못은 국제레슬링연맹에 있다"고 말문을 연 박 회장은 "그 동안 그레코로망 종목을 없애고 여자 종목을 도입하라는 제안이 있었지만 국제레슬링연맹이 이를 거부했다"며 "국제레슬링연맹의 잘못한 부분들이 그 동안 쌓이고 쌓여 퇴출이라는 비운을 맛보게 된 것 같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박 회장은 필드하키와 태권도, 레슬링 등을 놓고 퇴출 종목을 정하는 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에 누군가로부터 "레슬링이 선정되더라도 놀라지 말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비화를 밝히면서 "레슬링 선수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6월 IOC집행위원회에서 레슬링이 다시 (2020년 올림픽 정식 종목) 후보 자격을 얻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퇴출된 레슬링은 오는 5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에서 야구·소프트볼, 가라데, 우슈, 롤러, 스쿼시, 스포츠클라이밍, 웨이크보드 등 7개 종목과 함께 2020년 올림픽 합류를 놓고 최종 경합을 벌여야 한다.
IOC는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이들 8개 종목 가운데 1개를 선택,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125차 총회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2020년 올림픽 종목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박용성 회장은 "(올림픽 퇴출을 결정했던) IOC집행위원들은 한 명도 바뀐 사람이 없다"면서 "자신들이 결정한 부분들을 석 달 후에 스스로 번복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회장은 "레슬링이 2020년보다는 2024년 대회 재진입을 목표로 자기 개혁을 위한 노력들을 전개해야 한다고"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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