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적’, 이토 롯데의 두산전 완승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2.27 16: 15

지난해 수석코치로 한솥밥을 먹었으나 오늘은 적. 이토 쓰토무 지바 롯데 마린스 감독이 지난 시즌 재임했던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쾌승을 거뒀다.
지바 롯데는 27일 일본 미야자키현 기요다케 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 1회 스즈키 다이치의 3타점 3루타, 1홈런 3타점을 올린 오마쓰 쇼이쓰 등의 활약을 앞세워 9-4 낙승을 거뒀다. 더욱이 지난해 두산 수석코치로 재임했던 이토 감독이 이제는 상대팀 지휘자로서 전 소속팀을 눌렀다는 것이 이채로웠다.
세이부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주전 포수이자 2004년 초보 감독으로서 일본시리즈 제패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등 선수로서도 지도자로서 성공 가도를 달린 이토 감독은 지난해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지난해 4월 첫 한 달 두산이 1위로 마칠 수 있던 데는 이토 감독의 도움도 컸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과의 야구관 차이가 있었던 것이 사실. 결국 이토 감독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두산을 떠나 지바 롯데의 새 감독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지바 롯데는 5위에 그치며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지바 롯데는 초보 감독으로서 첫 해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이토 감독의 뚝심과 해박한 야구 이론을 높이 샀다.
경기 전 만난 이토 감독은 “두산이 코칭스태프진이 많이 바뀌었더라”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손에 땀을 쥐는 활기찬 야구를 하고 싶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상향 평준화를 꾀하고 있는데 특히 주전 포수 사토자키 도모야의 뒤를 책임지는 유망 포수를 발굴하는 것이 비시즌 과제다”라는 것이 이토 감독의 현재 구상도 중 하나다.
첫 회부터 ‘이토호’ 롯데는 두산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1회초 2점을 내줬으나 1회말 두산 선발 서동환의 제구난을 틈 타 실투를 놓치지 않은 타자들의 수훈이 돋보였다. 아웃카운트 소모 없이 2-2 동점을 만든 지바 롯데는 기요타 이쿠히로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스즈키 다이치의 중견수 키를 넘는 3타점 3루타로 일찌감치 1회에만 타자일순 7점을 올렸다. 이미 경기가 지바 롯데 쪽으로 크게 기운 게임이었다.
지난해 두산 배터리코치로 재임하다 이제는 지바 롯데 불펜포수로 자리를 옮긴 고마키 유이치씨도 "서동환의 공이 오늘은 많이 안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상대가 허점을 비추자 지바 롯데 타선은 성급하게 공략하기보다 기다리고 기다려 상대의 자멸을 이끌어 낙승을 거뒀다. ‘한 점을 중시하되 올릴 수 있을 때 최대한’을 지향하는 이토 감독의 야구관과 일치하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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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수석코치 재임 시절 이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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