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선수로만 구성된 포항 스틸러스가 중국 C리그의 명문 베이징 궈안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포항은 27일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1차전서 베이징 궈안과 0-0으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점을 획득한 포항은 앞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에 2-0 승리를 거두며 조 선두로 올라선 부뇨드코르에 이어 베이징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아쉬운 무승부였다. 전체적인 주도권을 잡으며 선제골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베이징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반박자 느린 슈팅 타이밍과 부정확한 결정력이 못내 아쉬웠다.
포항은 4-2-3-1 전형을 기본으로 박성호를 최전방에 배치한 채 고무열-신진호-조찬호가 뒤를 받쳤다. 주장 황지수와 지난 시즌 K리그 신인왕 이명주는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반면 베이징은 프레데릭 카누테를 벤치에 앉힌 채 에콰도르 대표 출신 공격수 호프레 게론과 장신 공격수 샤오지아이를 앞세워 포항의 골문을 노렸다.
포항은 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통해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8분 이명주의 슈팅은 수비수 발에 맞고 굴절되며 골대 윗그물에 걸렸고, 이어진 코너킥에서도 신진호의 크로스를 김원일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12분에는 신진호가 아크서클 근처에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반격에 나선 베이징은 게론과 샤오지아이를 통해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려 했지만 포항의 강력한 수비에 좀처럼 위협적인 슈팅을 골문 안으로 보내지 못했다.
전반 중반까지 지리한 공방이 이어졌고, 막판이 돼서야 다시 불꽃이 튀었다. 전반 38분 게론이 각도가 없는 곳에서 골대를 살짝 빗나가는 오른발 슈팅을 때리자 포항도 1분 뒤 고무열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유효 슈팅을 날리며 맞불을 놓았다.
이후 포항은 양쪽 측면이 활기를 띠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려 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되려 전반 막판 수비 집중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실점 위기를 내주는 등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포항은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후반 4분 박희철의 크로스를 박성호가 머리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이명주의 중거리 슈팅도 골키퍼의 가슴에 안겼다.
후반 6분에는 공격에 가담한 신광훈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고, 4분 뒤 신진호의 날카로운 프리킥 슈팅마저 상대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며 베이징의 골망을 열지 못했다.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후반 15분 일찌감치 칼을 빼들었다. 왼쪽 공격수 고무열을 빼고 노병준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되려 잇달아 실점 위기를 내줬다.
가장 위협적인 몸놀림을 선보이던 게론이 후반 16분 크로스바를 때리는 대포알같은 중거리 슈팅을 날리며 포항의 간담을 서늘케 하더니 3분 뒤에도 장시저가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날카로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반격에 나선 포항도 후반 21분 신진호의 프리킥이 그대로 상대 문전으로 흐르며 위협을 가한 뒤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어 주는 신진호의 결정적인 크로스를 김원일이 회심의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의 손에 걸리며 무위에 그쳤다.
결정력에 애를 먹던 포항은 후반 29분 조찬호 대신 황진성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그라운드에 활기를 불어 넣은 황진성은 후반 36분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의 미숙한 볼처리로 슈팅을 때렸지만 상대 수비수가 가까스로 걷어내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포항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전면 수비로 나선 베이징의 골문을 끝내 열지 못한 채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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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