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강한 2번타자' 강정호? 실패로 돌아간 실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2.28 06: 08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류중일(50) 감독은 평소 '강한 2번타자'를 강조한다.
현대 야구에서는 작전수행보다 공격적으로 강하게 때릴 수 있는 강한 2번타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류 감독의 판단이다. 어느덧 2번 타순은 류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야구의 핵심이 됐다.
류 감독은 지난해 "전성기 양준혁이 있다면 나는 2번타자로 기용했을 것이다. 컨택 좋고, 출루 잘하고, 일발 장타력도 있고, 베이스러닝도 열심히 한다"며 "1~2번타자는 1회 시작할 때만 1~2번이지 그 다음부터는 큰 의미없다. 잘 치는 타자들이 한 번이라도 더 쳐야 한다. 8~9~1번에서 나가고 2번에서 장타를 뻥치면 쉽게 이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류 감독은 작년 박석민(28,삼성)을 2번 타순에 기용하는 파격을 보여준 바 있다. 또한 박한이를 2번타자로 출전시키며 강한 타격을 주문하기도 했다.
대표팀 테이블세터는 이용규-정근우가 맡을 것이 확실시된다. 발 빠르고 정확한 타격에 작전 수행능력이 뛰어난 두 명은 이제까지 국제대회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맹활약해 이번 대회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그렇지만 류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서도 평소 지론인 강한 2번타자를 시험한 바 있다. 그 후보는 강정호(26,넥센). 강정호는 지난해 20홈런-20도루를 달성할 정도로 장타력과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류 감독의 구상이 맞아 떨어진다면 대표팀의 공격력은 한층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류 감독은 NC와의 마지막 평가전이 있었던 24일 강정호를 2번 타자로 선발 출장시켰다. 편하게 여러 실험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NC전에서 강한 2번타자를 기용한 것. 하지만 강정호는 2타수 2삼진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류 감독은 "강정호가 스윙이 너무 크더라. 일단 2번에서 치도록 해 봤는데 우리 테이블세터는 이용규-정근우로 가야 할 것 같다"면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강한 2번타자 기용을) 생각 해보겠다"고 말했다.
일단 대표팀 테이블세터는 이용규-정근우로 결정됐다. 류 감독은 "좌투수 선발인 날은 정근우가, 우투수 선발인 날은 이용규가 톱 타자로 나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용규와 정근우의 대회 컨디션에 따라 얼마든지 류 감독의 '강한 2번'이 등장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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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대만)=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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