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 3패.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지금까지 거둔 연습경기 성적이다.
대표팀은 27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벌어진 대만 군인 올스타팀과의 경기에서 0-1로 졌다. 마운드는 나쁘지 않았지만 여전히 방망이가 살아나지 않았다. 대표팀은 3안타 무득점으로 대만 군인 올스타팀에 철저하게 공격이 봉쇄 당했다.
NC와의 연습경기에서 2승 2패를 기록했던 대표팀. 승패보다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연습경기의 주요 목적이지만 계속된 패배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대만 군인 올스타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한 선수는 "아마추어랑 경기는 처음 해보는것 같다. 혹시 고등학생이냐"며 여유로운 모습이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대표팀 연습경기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타선 침체다. 마운드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0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타선은 경기당 2.2득점으로 부진하다. 일단 출루할 기회 자체가 적고, 안타가 나온다 하더라도 집중타가 아닌 산발로 그치고 있다.
사실 3월 초 컨디션을 베스트로 맞추는 건 선수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은 각 팀에서 핵심전력인데 보통 시범경기가 시작되는 3월 초순쯤에 실전용으로 몸을 만들고 시즌이 개막하는 4월 100% 컨디션으로 끌어 올린다. 한 달이나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아직 안 올라왔다는 점은 김현수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27일 경기 후 "우리 선수 컨디션이 안 좋은 것이다. 첫 야간경기에다가 경기를 위해 긴 시간을 달려왔다. 그리고 연습이 끝난 뒤에도 너무 휴식시간이 길어 집중력이 흩어졌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대표팀과 비슷한 고민을 일본 대표팀도 안고 있다. 이제까지 4번 연습경기를 가진 일본 대표팀은 2승 2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두 번의 패배 모두 완봉패다. 히로시마에 0-7로 진데 이어 한신에도 0-1로 패했다. 호주 대표팀에만 두 차례 승리를 거뒀을 뿐이다.
네덜란드 대표팀 역시 마찬가지. 쿠바를 5-0으로 일축했던 네덜란드 대표팀은 대만 대학 올스타팀에 0-6으로 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강력한 중심타선을 갖춘 네덜란드 역시 아직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
결국 연습경기 패배는 WBC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일이다. 경기의 승리 보다는 컨디션 조절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전력 차이가 승패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선수들에게는 경각심을 심어주기도 한다. 장원삼은 "오늘 또 졌으니 선수들은 또 한 번 반성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실전에 들어가면 없던 집중력도 생기는 것이 선수들이다. 김태균은 "실전에 들어가면 금방 컨디션을 찾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대다수 선수들은 대회 개막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 대회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이틀. 대표팀은 28일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대만 실업 올스타팀과 마지막 연습경기를 치른다. 우려를 잠재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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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대만)=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