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력 부족에 삐걱' 포항, 명쾌한 해답 없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2.28 07: 08

용병 없이 순수 국내파로 올 시즌을 맞게 된 포항 스틸러스가 결정력 부족으로 첫 경기부터 삐걱거렸다. 해답은 없을까?.
포항은 지난 27일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1차전서 베이징 궈안과 0-0으로 비겼다.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이날 4-2-3-1 전형을 기본으로 박성호를 최전방에 배치한 채 고무열 신진호 조찬호가 뒤를 받치게 했다. 주장 황지수와 지난 시즌 신인왕 이명주는 중원에서 이들을 지원사격했다.
출발은 산뜻했다. 전체적인 볼 소유권을 쥔 채 수비 진영에서 미드필드까지 넘어오는 빌드업 과정은 훌륭했다. 톱니바퀴처럼 맞아 들어가는 조직적인 모습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하지만 마무리의 세밀함이 부족했다.

수 차례 기회를 잡고도 끝내 베이징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반박자 느린 슈팅 타이밍과 2% 부족한 결정력이 발목을 잡았다. 9개의 슈팅 중 5개의 슈팅을 골문 안으로 보냈지만 모두 무위에 그쳤다. 되려 베이징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에콰도르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호프레 게론의 뛰어난 개인 능력에 수 차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쯤 되면 '열 국내 선수 안 부러운 용병 한 명'이 생각날 법도 하다. 황선홍 감독도 이에 대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선수 영입은) 외부적인 일"이라며 "올 시즌 공격력이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다. 감독으로서는 공격진을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하겠다"고 해결책을 내놨다.
정말 한 방이 아쉬웠던 포항이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과 다르다. ACL과 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포항에 빈공은 반드시 선결해야 할 과제다. 스스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날 선을 보였던 공격자원 외에도 배천석 김승대 문창진 이광훈 등 신예들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프로이기에 어린 선수들에게 마냥 기회를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새로운 실험을 해보는 것도 포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가능성을 보인 자원들이다.
분명 희망도 봤다. 중앙 미드필더 이명주는 때로는 과감한 돌파와 슈팅으로 빈약한 앞선을 충분히 보완해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후반 29분 뒤늦게 그라운드를 밟은 '황카카' 황진성도 일순간 분위기를 바꾸며 공격에 힘을 실었던 부분도 포항의 밝은 미래를 기대케 만들었다.
앞선 자원들의 결정력만 뒷받침 된다면 남부러울 것 없는 포항이다. 지난 시즌 초반 포항이 어려움을 겪었던 가장 큰 원인도 결정력 부족 때문이었다. 변변한 용병이 없었던 포항은 시즌 후반 득점력 빈곤을 해결하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아냈다.
지난 시즌의 좋은 기억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포항은 오는 2일 '디펜딩 챔프' FC 서울(원정)과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치른다. 가장 어려운 상대를 놓고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 포항이 빠를 시일내에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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