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투진 새얼굴 경쟁 '안갯속'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2.28 06: 35

'디펜딩 챔프' 삼성 라이온즈는 전훈 캠프를 통해 계투진의 공백을 메울 새 얼굴 찾기에 분주하다. LG 트윈스로 이적한 정현욱과 세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권오준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MBC 인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빗대 '나는 선발이다'고 표현했던 지난해 선발진의 경쟁 열기가 더욱 뜨겁다는 게 구단 측의 설명.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사투다.
김태한 투수 코치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앞두고 "잘 알다시피 계투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젊은 투수들의 기량을 끌어 올리고 점검하는 게 이번 캠프의 최대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김희걸, 이동걸, 이우선, 김기태, 최원제, 김현우, 이현동(이상 우완), 백정현, 조현근, 박근홍, 이승우(이상 좌완) 등 후보군은 다양하다.
연습경기 성적만 놓고 본다면 무실점 쾌투를 선보인 신용운, 김현우, 백정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쯤 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듯 하지만 김 코치의 생각은 다르다. "어느 선수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할 수 없다"는 게 김 코치의 말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요기 베라의 명언처럼.

후보군에 포함된 선수들이 대부분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경험이 있다. 성공에 대한 갈망이 클 수 밖에 없다.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만큼 우열을 쉽게 가리지 힘든 상황이다. 그리고 후보 선수들이 시범경기 최종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부분도 있다. 내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마운드가 더욱 두터워진다. 그래서 김 코치는 "아직까지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자 군단의 극강 마운드를 이끄는 주력 투수들의 한결같은 노력 또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계투진 후보군에 포함된 한 선수는 "확실한 자리가 있는 1군 주력 투수들이 더 열심히 하니까 자연스레 경쟁 분위기가 조성된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김 코치는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안지만 또한 순조로운 재활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28일부터 하프 피칭에 돌입할 예정. 그렇지만 김 코치는 "아무리 페이스가 좋더라도 복귀 시기를 앞당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당장 눈앞의 성적과 선수의 몸상태를 맞바꾸고 싶지 않기에. 김 코치는 "(안)지만이에게도 '몸이 확실히 만들어지면 하자'고 말한다. 나로선 그게 최선의 방법이다. 내가 절대 강요해선 안될 부분"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1군 불펜 코치와 2군 투수 코치로 활동하면서 이들을 수 년간 지켜봤던 김 코치는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괌 1차 캠프 때 투수 미팅을 통해 "작년과 달라진 건 없다. 모든 게 똑같다"고 강조했던 김 코치는 "선수들을 믿고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다. 멋진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줄 것"이라고 극강 마운드의 건재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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