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호투’ SK 선발 전쟁 불붙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28 06: 12

이쯤 되면 탈락하는 선수도 나올 법한데 아직은 이탈자가 없다. 오히려 경쟁은 더 불이 붙는 형국이다. 누구에게나 가능성은 열려있는 가운데 후보자들의 구위도 점점 더 매서워지고 있다.
한 시즌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얼마나 굳건한 선발투수진을 구축했느냐다. 팀들의 희비와 직결되는 문제다. 여기서 SK는 올 시즌을 불안요소와 함께 시작하고 있다. 그간 선발 로테이션을 이뤘던 몇몇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왼어깨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김광현을 비롯, 송은범 채병룡이라는 핵심 중의 핵심도 스프링캠프 시작이 늦었다. 위기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SK는 그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있다. 경쟁을 붙일 수 있는 시기라는 뜻이다. 그간 주축 선수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새 얼굴들이 넓어진 틈새를 파고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경쟁이 주는 효과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기량이 올라오는 속도는 물론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게 SK 코칭스태프의 자체 진단이다.

이만수 SK 감독도 후보자들에게 고른 기회를 주며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이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문승원 여건욱 신승현이다. 플로리다 1차 캠프부터 꾸준하게 중용 중이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 실전 위주의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세 선수가 모두 선발 등판의 기회를 가졌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좋았다. 이 감독은 “세 선수 모두 구위가 좋았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도 무난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크리스 세든과 조조 레이예스는 최근 이어진 SK의 외국인 선수 잔혹사를 끊을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습경기부터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고 한국무대 적응도 순조롭다. 이 감독은 두 선수의 기량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일단 선발로 활용할 예정”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지금까지의 경쟁은 이 5명이 앞서 나갔다. 이 감독은 “올해 선발 로테이션은 예년에 비해 큰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며 중용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자리를 지키려는 기존 선수들의 반격도 조만간 시작될 전망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조로 분류됐던 채병룡과 송은범이 시차를 두고 본진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는다는 가정이라면 이들은 가장 유력한 선발 후보들임에 분명하다. 경험은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다. 본진에 합류한 만큼 맹렬한 추격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광저우에서 부활을 꿈꾸고 있는 간판 김광현도 빼놓을 수 없는 후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소집된 지난해 에이스 윤희상을 가장 확실한 카드로 친다면 8명이 네 자리를 놓고 다투는 그림이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시범경기까지 모두 마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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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레이예스-여건욱-세든-문승원.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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