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진 포화’ LG, 걱정보다 기대하는 이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2.28 08: 08

LG 외야진에 뜨거운 내부경쟁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시즌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이대형 정의윤이 외야진을 구성한 데 이어 올 시즌에는 1루수를 맡았던 이병규(7번)가 외야수로 복귀, 거기에 황선일이 연습 경기서 맹타를 휘두르며 1군 진입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이들 7명 중 5명은 현실적으로 중견수 출장이 힘든 상황. 결국 코너 외야 두 자리를 놓고 6명이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몇 년 동안에도 LG는 늘 외야진 교통정리에 난항을 겪어왔다. 특히 2010시즌 일본에서 뛰었던 이병규(9번)가 LG로 복귀하고 트레이드로 이택근을 영입하면서 외야진 포화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문제는 풍부한 외야진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는커녕 공수에서 안정감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LG는 박용택이 주로 지명타자로 출장하고 이택근을 1루수로 기용하는 방안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붙박이 중견수였던 이대형이 타석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택근은 1루 수비시 포구에 어려움을 드러냈다. 국가대표급 외야수 5명을 모두 배치, 오직 타선 강화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공수가 모두 흔들리는 결과를 낳았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박용택이 다시 수비에 나서면서 엉켰던 실타래가 풀렸다. 지난 시즌 박용택은 중견수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는데 성적도 중견수를 봤을 때 가장 좋았다. 중견수로 출장한 253타석에서 타율 3할3푼6리를 기록, 좌익수(181타석·2할6푼9리)나 지명타자(118타석·2할7푼6리)로 출장했을 때보다 높은 타율을 올렸다. 중견수 수비도 실책 0개, 수비 윈셰어 2.83로 안정적이었다. 또한 1번 타순에서 타율 3할2푼 출루율 3할9푼7리를 올리며 수비뿐이 아닌 공격에서도 이대형의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올 시즌에도 박용택은 지명타자보다는 외야수로 출장하는 횟수가 많을 계획이다.
결국 올 시즌 LG는 좌익수 이병규(7번), 중견수 박용택, 우익수 이진영, 지명타자 이병규(9번)의 라인업을 주로 가동하고, 상황에 맞게 서브진을 적극적으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좌타자 일색의 외야진이 좌투수를 상대할 때는 우타자 정의윤이 나오고 경기 후반 대주자나 대수비나 요원으로 이대형을 투입한다. 페넌트레이스가 6개월 128경기의 장기전임을 감안하면 황선일도 언제든 선발 출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 김기태 감독은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들을 두루 기용, 대타 대주자 대수비에 적극성을 보였고 2군 유망주 콜업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게다가 올 시즌은 9구단 체제로 3연전을 쉬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에 엔트리 운용의 폭을 보다 넓힐 수 있다. LG는 올 시즌 한 달의 한 번 꼴로 3, 4일의 휴식기를 갖는데 전날 던진 선발투수를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야수 혹은 불펜투수를 한 명씩 채워 넣는 운용이 가능하다.
LG는 지난 2년 동안 얕은 선수층으로 인해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시즌 중반까지 상위권에 자리했으나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면 백업 선수들이 이를 메우지 못하고 팀 전체가 무너졌다. 올 시즌 외야수들의 교통정리가 용이해진 만큼, 외야진 포화 현상은 주력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상황에 맞는 기용으로 유연하게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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