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미국 현지시각으로 24일 밤시간에 열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무탈하게 진행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주전에 열렸던 그래미상 역시 예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조용한 시상식’이었다는 언론기사가 많았는데,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와 잇단 총기 난사 사고 등으로 인해 미국 사회의 기운이 대체적으로 가라 앉아있음을 보여 주었다.
또한 그래미와 오스카(아카데미) 시상식 모두 주요 부문의 상을 독식하는 상황 없이 4개의 트로피를 가진 작품(뮤지션)이 최다 관왕에 올랐다. 특히,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는 다양한 무대 공연이 펼쳐져서 객석을 가득 채운 영모든 영화 관계자와 관객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는데, 시상식이 열린 극장 이름이 ‘코닥(Kodak)’극장에서 첨단 음향을 상징하는 명칭으로도 잘 알려진 ‘돌비(Dolby)’극장으로 변경된 것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인기 뮤지컬 영화 “시카고(Chicago)”와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출연 배우들이 오스카 무대에서 직접 멋진 공연을 펼쳤고, 할리우드 인기 스타들의 댄스 퍼포먼스 또한 올해 오스카 시상식을 통해 기억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팝 음악계를 대표하는 디바들이 마치 그래미 시상식 무대를 옮겨놓은 듯한 최고의 공연을 펼쳤다는 점이다.

“007 스카이폴(Skyfall)”의 주제가 ‘Skyfall’로 주제가상을 수상한 ‘2010년대 팝의 여왕’ 아델(Adele)이 미국 공식무대서 출산 후 처음 라이브 공연을 가지는 뜻 깊은 무대를 갖게 되었다. 울먹이며 수상 소감을 발표한 것이 무척 인상적인 가운데, 이전에 거행된 영국아카데미상•그래미상•브릿어워즈에 이어 오스카 트로피까지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최고 팝 스타임을 입증하게 되었다.
아델의 등장 이전 ‘그래미의 여왕’으로 손꼽히던 ‘노라 존스(Norah Jones)’ 역시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영화 “19곰 테드(Ted)”의 주제가 ‘Everybody Needs A Best Friend’를 시상식 무대에서 선보여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그래미와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를 넘나 들면서 소름 끼 치는 가창력을 들려 주었던 흑진주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은 뮤지컬 영화 “드림걸즈(Dreamgirls)”에서 흐르던 ‘And I’m Telling You, I’m Not Going’을 열창해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제 곧 만 71세가 되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는 40년 전 인 1973년 열연했던 작품 “추억(The Way We Were)’의 주제가를 불러 돌비 극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는데, 이 작품으로 오스카 상 2개 부문을 수상한 故 마빈 햄리쉬(Marvin Hamlisch)를 추모하는 뜻 깊은 무대를 선보였던 것이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노라 존스•제니퍼 허드슨•아델. 배우 겸 가수로도 활동하기도 한 그녀들이지만, 명실상부 대중 음악계를 상징하는 ‘그래미의 안방 마님’이란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미의 디바’들이 펼친 공연 하나하나가 찬란하게 빛났던 2013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