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등록’ 김응민, “성공 릴레이 잇겠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2.28 08: 10

“송일수 2군 감독께서 풋워크와 송구 전환이 빠르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그 부분을 특화하고 싶습니다”.
신고 선수가 정식 선수로 올라서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시작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팀 내 기대가 큰 유망주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꾸준히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20대 초반의 포수는 2군에서 그 경험을 3년 간 겪은 뒤 올해 처음으로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어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정식 계약을 맺은 두산 베어스 포수 김응민(22)이 첫 해외 전지훈련에 대한 기쁨과 틈새 시장 공략에 대한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중앙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0년 두산에 신고 선수로 입단한 김응민은 178cm 90kg의 다부진 체구를 갖추고 있다. 고교 시절 펀치력도 갖춘 포수 유망주 중 한 명으로 소개되었으나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배를 마신 김응민은 지난해 박세혁과 함께 퓨처스팀 안방을 양분하며 경험을 쌓았고 그 성장세를 인정받아 시즌 말 정식 선수로 등록되었다.

정식 선수 등록과 함께 배번 26번을 받고 바삐 뛰며 투수들의 공을 연신 받아내고 있는 김응민은 “고생 많이 했지요”라며 고교 졸업반 시절부터 정식 계약까지의 시간을 돌아보았다. 상대적으로 두꺼운 포수층을 바라보며 동경하던 무대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기대감을 알 수 있었다.
“신고 선수 딱지를 빨리 떼고 싶었어요. 기회만 주어진다면 제 가치를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고교 시절 제 자신에 대해 스스로 높게 평가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드래프트 미지명에 대해 생각만큼 크게 낙심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대학 진학은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또래 선수들보다 빨리 프로에 입문해서 경험을 쌓고 부딪히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4년 후 지금은 정식 선수로 전지훈련에서 선배,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산은 젊은 주전 포수 양의지가 뚜렷한 상승세를 과시하고 있고 2년 선배 최재훈, 박세혁 등이 제2의 포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올해 말에는 경찰청에서 윤도경이 제대한다. 아직 팀 내 입지를 만들지 못한 김응민은 틈새 시장을 공략해 기회를 얻어야 하는 입장이다.
“포수는 수비가 우선인 포지션이잖아요. 그 부분에서 제 기량을 더욱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바라보는 입장에서 선배들이 부러운 것도 사실이고요. 특히 양의지 선배, 최재훈 선배는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해결하고 1군 무대에서 기회를 얻고 있으니 더더욱 부러울 따름입니다”.
수비력 함양을 위해 김응민이 노력 중인 부분은 확실한 기본기 함양을 통한 좀 더 빠른 야구다. 스스로 “그리 좋은 어깨는 아니다”라고 자평한 김응민은 강견이 아니라는 점을 한 두 박자 더 빠른 송구로 상쇄하겠다고 밝혔다. 송일수 2군 감독도 김응민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며 “도루 저지 시 미트에서 공을 빼고 송구로 이어지는 동작이 좋다”라며 칭찬했다.
“어깨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에요. 송구 정확도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데 의지 선배, 재훈 선배처럼 강력한 송구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거든요. 대신 포구 후 송구로 빠르게 전환하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송 감독님께서 칭찬해주셔서 그에 대한 동기부여도 확실해졌고요”.
무조건 올해 1군 무대에 올라 단 한 번이라도 안타나 도루저지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이야기한 김응민. 두산은 주전 유격수 손시헌, 중심 타자 김현수, 중간 계투진의 핵으로 활약했던 이재우 등 신고 선수의 성공 전례가 타 팀보다 많다. 이재우의 경우는 고교 졸업 당시 지명을 받았으나 입단 전 지명권이 해제되어 신고 선수로 프로 문지방을 넘어선 케이스다. 2년 선배 최재훈도 시작은 신고 선수였다.
“신고 선수로 시작했지만 남부럽지 않은 프로 생활을 보내고 있는 선배들이 우리 팀에 많다는 것은 커다란 동기부여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점이 약간 늦었더라도 그 부분을 성실함으로 메워 주전 선수로 도약하고 태극마크까지 가슴에 단 선배들을 보며 저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선배들의 성공 전례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정식 선수로서 시작은 상대적으로 늦었으나 그 차이를 부단한 연습으로 메우겠다는 각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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