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한 액션은 가라..성룡이 특별한 이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2.28 09: 34

'성룡 표 영화'라는 말이 있듯이 성룡이 만들고 출연하는 영화는 특별하다. 아니, 특별하다는 말 보다는 직접적으로 다른 액션영화들과는 좀 다르다는 말이 맞겠다. 무엇이 다를까?
성룡은 현 시대에서 유일무이하게 자신만의 액션 스타일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부를 만 하다. 연기 분야에서 스타니 슬라브스키 연기법이 있다면 액션에서는 성룡 표 액션이 존재한다.
'007', '본', '다이하드' 등 해외 액션 시리즈들이 전세계를 주름잡고 있지만, 실제로 액션 영화 중 가족 필견 무비가 될 만한 작품는 많지 않다. 맞고 얻어터지고 상대방을 위협하는 아찔한 액션인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하지만 성룡 영화는 이것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명절에는 항상 TV로 성룡 영화가 시청자들을 만났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성룡의 액션은 화려하지만 잔혹하지 않다. 재미있지만 무섭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인기몰이 중인 '베를린'과 '신세계'만 보더라도 일부 심장 약한 관객들은 질끈 눈을 감아 버릴만한 잔혹한 피의 미학이 등장하지만, 성룡의 깨알같은 액션에는 여유롭게 환호를 보낼 수 있다. 그가 새롭게 내놓은 '차이니즈 조디악' 역시 12세 관람가다.
'차이니즈 조디악'(27일 개봉)의 녹슬지 않은 성룡식 액션은 부모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볼거리의 즐거움을 안겨줄 만하다. 노장 투혼이란 말은 성룡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폴리스 스토리'에서는 고속으로 달리는 버스에 맨 몸으로 매달렸고, '취권'에서는 술로 알코올을 섭취해야만 본 실력을 선보이는 기발한 캐릭터로 관객들을 홀린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쇼파에 앉아 맨몸으로 단숨에 상대를 제압하고, 어떤 순간에서는 아이언맨처럼 하늘을 날아다닌다.
특히 속도감으로 보는 사람을 아찔하게 만드는 버기 롤링은 전세계적으로도 탈 수 있는 선수가 몇 명 안될 정도로 위험하고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라고 하는데, 성룡은 금속 바퀴가 달린 롤러 슈트를 입고 벽을 가로지르고 차 밑을 통과하며 가파른 산길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높은 벽을 밟고 뛰고 오르내리는 것 쯤은 그의 액션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여기에 소품과 공간을 깨알같이 이용하며 여유를 잃지 않는 수다스러운 액션은 가히 천재적이라고 할 만 하다.
류승완 감독이 실제로 성룡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고, 특히 주구장창 맞다가 관객들이 지칠 때쯤 다시 일어나 어퍼컷을 날리는 성룡의 '맞는 액션'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한 것처럼, 성룡의 액션은 그 자체에 한 편의 드라마를 담고 있다.
더욱이 권선징악이 주된 주제란 것도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볼 만한 성룡표 영화의 특징이다. '차이니즈 조디악'에서는 문화재 반환이라는 교훈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친한파' 배우인 만큼, 한국의 상황과 맞물린 의미심장한(?) 장면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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