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 경기가 3월 2일부터 대만에서 열립니다. 한국 대표팀은 2일 네덜란드, 4일 호주, 5일 대만 등과 세차례 경기를 갖는데 상위 두 팀이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지는 본선 2라운드에 진출합니다.
지난 12일 출정식를 마치고 대만에 입성한 대표팀은 그동안 NC 다이노스와 4차례 비공식 연습경기를 가졌고, 지난 27일에는 대회 주최측이 지정한 대만의 군인 올스타와 공식 연습경기 등 5경기를 치러 2승3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마운드에 비해 공격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는데 이승엽, 김태균, 이대호, 김현수 등 중심타선이 들쭉날쭉했습니다.

그러나 엔트리 24명 중 정대현, 이진영, 김태균, 오승환(이상 1, 2회 모두 참가), 서재응, 진갑용, 정현욱, 윤석민, 장원삼, 강민호, 정근우, 최정, 이대호, 김현수, 이용규(이상 1회 또는 2회 대회 참가) 등 15명이 WBC에 출전한 경험이 있어 정작 본경기에 들어가면 우리 대표팀 특유의 정신력과 집중력으로 빼어난 기량을 보여줄 것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대표팀은 1회와 2회 대회에서 몇 명 선수들이 세칭 “미친 선수”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기대 이상의 깜짝 플레이를 보여줘 4강과 준우승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누구도 한국이 8강 이상에 진출하리라고는 전망하지 않은 2006년 1회 대회에서 한국은 6연승 후 1패의 뛰어난 팀성적을 보였고 놀라운 활약을 펼친 선수는 이승엽, 이종범, 박찬호, 구대성, 서재응 등 베테랑들입니다.
이승엽은 대회 홈런왕, 타점왕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개인기록을 보여 ‘국민타자’에서 ‘세계적인 타자’로 업그레이드됐고 그의 활약 덕분에 많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아 ‘병역 브로커’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이종범은 주장을 맡아 솔선수범하면서, 일본과 1차전에서 결승 2루타를 포함해 25타수 10안타(4할) 3타점을 기록하며 한국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박찬호는 당시 메이저리그 기록이 좋지 않아 걱정했지만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중간에 나와 3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일본과의 '도쿄 대첩'과 멕시코와의 2라운드 첫 경기에서도 깔끔한 투구로 세이브를 따냈습니다.
일본과의 2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 한국의 4강 진출에 기여했습니다. 선발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출격한 박찬호는 10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여 평균자책점 0을 기록, 1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에서 유일하게 자책점 제로였습니다.
'일본 킬러' 구대성도 중국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 중간 계투로 기용됐고 미국전에선 메이저리그 올스타 선수들을 상대로 3이닝을 안타 2개와 볼넷 1개, 무실점으로 처리하는 국제대회용 투수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대현은 언더핸드 특유의 타이밍을 뺏는 투구로 멕시코와 미국전에서 호투하고 오승환도 4경기에 나와 3이닝을 피안타없이 무실점으로 활약했습니다.
선발 투수 중에서는 서재응이 개막전, 2라운드 1차전, 준결승전 등 중요한 경기마다 선발로 투입돼 14이닝 동안 1점만을 허용하며 자책점 0.64의 뛰어난 기록을 남기며 일본전 승리 후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아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진영은 1라운드 일본전에서 0-2로 뒤진 2사 만루에서 니시오카의 우익선상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2라운드 일본전에서도 사토자키의 우전안타를 정확한 홈 송구로 2루주자 이와무라를 잡아내 위기를 넘기고 4강까지 올라 ‘국민 우익수’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2009년 2회 대회에선 정현욱이 150km 이상의 빠른볼로 구석구석 찌르며 필승조로 활약, 5경기 10과 3/1이닝, 자책점 1.74로 맹활약, 본인은 꺼리는 ‘국민 노예’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습니다
1, 2회 모두 참가한 봉중근은 2회 대회 일본전 2경기에 등판해 2승, 자책점 0.51로 새로운 ‘일본 킬러’로 떠올랐습니다.
날카로운 견제 동작으로 1루주자였던 이치로에게 여러 차례 굴욕을 안겨 팬들은 안중근 의사와 이름이 같은 봉중근에게 ‘봉의사’라는 애칭을 붙이기도 했죠.

이번 3회 대회에서는 누가 ‘국민 영웅’으로 오를 지 점쳐보면 타자 중에서는 이대호와 김태균, 최정, 강정호 등과 투수 중에서는 윤석민과 노경은, 박희수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이대호는 지난 해 일본 오릭스에 진출한 첫 해 타점왕 등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해 한층 집중력이 좋아졌고 김태균은 이번 연습경기에서도 비교적 좋은 타격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가장 상대 투수를 괴롭힐 타자로 올라 설 것입니다.
최정은 아직 타격감이 오르지 않았다고 고민하고 있으나 근래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경기 감각이 뛰어나 ‘소년 장사’라는 애칭을 돋보일 기회이며 강정호 역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거포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윤석민은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대표팀 에이스다운 피칭을 할 것이고 노경은은 최근 150km의 빠른볼을 구사해 투수진 중 가장 기대를 걸고 있으며 왼손투수 부족으로 자주 등판될 것으로 보이는 박희수가 새로운 ‘국민 노예’로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