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재계약 비결, 딸의 한국사랑?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01 10: 20

“비자 문제로 인해 가족들이 미국으로 돌아가고 나서 딸이 아내에게 ‘우리 집으로 돌아가자’라고 했다고 들었다. 우리 딸은 내가 있는 곳을 집으로 생각하고 또 한국을 좋아하기도 하는 것 같더라”.
평소에도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살짝 눈물을 비추는 외국인 투수다. 세 번째 시즌도 함께 하기로 약속한 두산 베어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2)의 재계약에는 ‘딸바보’인 점도 크게 작용했다.
애리조나-텍사스를 거쳐 2010시즌 후 논텐더 자유계약 선수가 된 뒤 2011년 두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니퍼트는 그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의 뛰어난 활약상을 선보이며 최고급 외국인 투수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도 니퍼트는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하며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했다. 기록이 약간 하락하기는 했으나 이닝이터 에이스로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니퍼트의 경우는 2011년부터 요미우리, 소프트뱅크 등 일본 구단에서 관심이 많았던 인물 중 한 명. 실제로 2011시즌 후 요미우리 입단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최종 기착지는 두산이었다. 그리고 니퍼트는 올 시즌에도 두산 선발진의 한 축으로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니퍼트의 재계약과 관련해 “니퍼트는 평소 가족에 대한 애정이 극진한 가장이다. 그런데 딸 오브리가 한국을 ‘우리 집’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한다는 점도 재계약 쪽으로 크게 기운 배경 중 하나였다”라고 밝혔다. 7세인 장남 케이든, 5세 딸 오브리의 아버지이기도 한 니퍼트는 2011시즌 중 경기장에 놀러왔던 딸이 경기 관람 도중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단에 양해를 구한 뒤 병원으로 부랴부랴 향했을 정도로 열혈 가족애를 보여준다.
또한 니퍼트는 지난 시즌 중 가족들이 한국에 왔다가 비자 문제로 인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을 때도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절로 눈물짓던 선수다. 203cm 큰 키와 덥수룩한 수염으로 인해 강인한 인상도 비춰지지만 속내는 잔정 많은 사람이다. 선수 본인에게 “정말 딸이 재계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가”라고 묻자 니퍼트는 씩 웃었다.
“지난해 가족들이 미국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 오브리가 아내 캐리에게 ‘여기 말고 빨리 우리 집에 가자’라고 했다더라. 오브리가 한국 생활을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오브리는 내가 있는 곳을 집으로 생각한다”.
그와 함께 니퍼트는 “케이든은 남자 아이답게 활발하고 능동적이다. 반면 오브리는 딸이라 그런지 내성적이고 평소에도 날 많이 찾는다. 그래서 우리 딸한테는 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3년차 외국인 투수 니퍼트가 마운드에 굳건히 설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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