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투수진 스피드 걱정, 엄살인가 현실인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01 06: 41

"직구가 139km밖에 안 나온다니까요."
대한민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대만 실업 올스타와의 경기를 앞둔 지난달 28일 대만 타이중시 인터컨티넨탈구장. 대표팀 우완 에이스 윤석민(26,KIA)은 구속이 나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윤석민은 현재 1차전인 네덜란드전 선발등판이 확실시된다. 첫 경기를 잡으면 2라운드 진출의 8부능선을 사실상 넘는데다가 휴식일도 충분하기에 등판일자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제 대회 개막은 단 하루 남았다. 그렇지만 윤석민은 "지금 슬라이더는 130~133km 정도 나오고 직구는 138~139km 나온다. 제구도 시즌때가 낫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구속보다 대략 10km정도 내려간 상황이다. 윤석민은 이어 "어디가 아픈 건 아니다. 그렇지만 완벽하지 않으니 조금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라오지 않는 구속에 불만인건 윤석민 뿐만 아니라 좌완 에이스 장원삼(30,삼성)도 마찬가지다. 장원삼은 지난달 27일 경기 후 "직구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서 스트레스다. 던지고 나서 전광판을 보며 구속을 체크하는데 생각만큼 안 나와서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날 장원삼은 최고구속이 136km에 그쳤다.
현재 대표팀에서 시즌 구속이 그대로 나오는 건 노경은(29,두산) 정도가 유일하다. 캠프 때부터 컨디션을 100% 끌어올린 노경은은 최고구속 152km까지 기록한 상황. 이에 대해 류중일(50) 감독은 "정상적으로 계산하면 아직 시즌을 한 달은 남겨둔 상황이다. 구속이 안 나오는건 어쩌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구속이 투수 컨디션을 측정할 수 있는 절대적인 잣대는 아니지만 구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수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시즌 개막에 한 달 앞서 벌어지는 WBC이기에 투수들은 평소보다 한 달 앞당겨 몸을 만들어야 하지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선수에 따라 개인차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걱정할 일은 분명 아니다. 아직 대회 개막을 안 했기에 어느정도 전력을 감추고 있기 마련. 실제로 윤석민은 지난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146km를 기록했었다. 말하자면 '엄살'인 셈이다. 때문에 윤석민은 "이러다가 당장 내일 150km를 던질수도 있다"며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컨디션이 100%가 아닌 건 우리 뿐만 아니라 모두 같은 조건이다. 중남미나 호주 리그를 제외하면 대다수 리그는 이제 개막을 앞두고 있다. 현재는 몸을 만들어갈 시점이다. 윤석민은 "우리만 구속이 덜 나오는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또 타자들도 아직 빠른공에 적응이 안 됐기 때문에 상대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대회 개막 전에는 걱정이 많지만 막상 대회에 돌입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활약을 펼치는 대표팀 선수들이다. 이제 실력으로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cleanupp@osen.co.kr
타이중=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