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구시가와 시영구장에 많은 시 관계자들이 몰려들었다. 융숭한 환대에 SK 코칭스태프나 관계자들의 얼굴도 환해졌다. 야구를 통해 한마음으로 뭉치는 순간이었다.
지난달 28일 오전 구시가와 시영구장에서는 우루마시 관계자들이 SK 선수단을 환영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시마후쿠 도시오 우루마 시장과 상공회의소 및 지역 야구계 관계자 등이 총출동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오키나와 특산품 등 정성이 담긴 선물을 전달했다. 분위기는 시종일관 밝으면서도 또 진지했다. 우루마시와 SK의 유대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
SK는 지난 2002년부터 오키나와 캠프를 우루마시에 차리고 있다. 올해로 12년째다. 조웅천 SK 코치는 “하도 오래돼서 처음 왔을 때는 기억도 안 난다”라고 말한 뒤 “정말 주변이 하나도 안 바뀌고 똑같다. 체육관 하나 생긴 게 변화의 전부”라고 웃었다. 한결같은 주변 환경처럼 SK에 대한 우루마시의 정성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우루마시 관계자는 “한국프로야구의 강팀인 SK가 이곳에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것은 우리에게 큰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1년에 한 달도 채 머무르지 않는 ‘손님’에게 우루마시가 극진한 대접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런 스프링캠프가 지역 야구 열기 고조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마후쿠 우루마 시장은 “우루마시는 오키나와 내에서도 야구 열기가 가장 높은 곳이다”라고 하며 “ 많은 소년·소녀들이 SK의 모습을 보며 야구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우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본토와 멀리 떨어진 여건상 야구를 구경하기 힘든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는 생각보다 큰 이벤트다. 실제 구시가와 시영구장에서 열리는 연습경기 때는 지역 주민들이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구경하기도 한다. 우루마시는 경제적인 측면보다 이 부분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야구에 대한 인기를 재확인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한편 우루마시에서는 경사를 알리기도 했다. 우루마시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우루마시 소재 고교야구 선수 2명이 올해 일본프로야구 드래프트에 지명됐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본토와 멀리 떨어져 상대적으로 야구 수준이 떨어지는 오키나와에서는 신문에 날 정도로 큰 일이다. 그러면서 “이것은 SK가 지역에 꿈과 희망을 전해줬기 때문”이라고 고마워했다. 이를 들은 SK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도 환한 웃음과 박수로 축하했다.
우루마시 관계자는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명단을 보니 SK 소속 선수들이 네 명이나 있더라. 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했다. 환대를 받은 이만수 SK 감독은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올해는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양측의 우호적인 관계 속에 SK의 오키나와 캠프도 별 탈 없이 반환점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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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환영식 행사 후 SK 관계자와 우루마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