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이혜천, 회춘 비결은 바뀐 투구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02 06: 38

최근의 상승세를 시즌 개막 이후까지 끌고가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그러나 현재 상태만으로 보면 투수진에서 구위-제구를 놓고 봤을 때 가장 뛰어난 투수 중 한 명으로 꼽기 충분하다. 지난 2년 간 부진으로 암흑기를 걷던 두산 베어스 좌완 이혜천(34)의 투구폼 변화는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혜천은 지난 2월 28일 일본 미야자키현 기요다케 구장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 0-0으로 맞선 4회말 선발 김상현의 뒤를 이어 등판, 2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단 한 번의 출루를 내줬으나 이는 5회 2사 후 중견수 이종욱의 실책으로 내보낸 주자였다.
최고 구속 147km에 2월 25일 소프트뱅크전 2이닝 무실점까지 포함하면 사사구가 없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일본 야쿠르트에서 2년을 뛴 뒤 2011년 유턴했으나 극도의 부진으로 인해 2시즌 동안 자존심에 큰 흠집을 남긴 이혜천은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았던 제구력을 보완하며 구위도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이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말이다.

지난 2년에 비해 바뀐 점이라면 투구폼에서 대대적인 수정이 가해졌다는 점. 복귀 후 사이드암에 가깝게 팔 각도가 내려갔던 이혜천은 팔 각도를 다시 예전 스리쿼터 형태로 올렸다. 이는 지난해에도 시도를 했던 부분이라 크게 주목할 정도는 아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와인드업 없이 주자 없을 때도 셋포지션으로 던진다는 점. 선수 본인은 “셋포지션으로 계속 던진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라고 밝혔다. 와인드업 동작을 없애며 잔동작이 나올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고 투구 밸런스 안정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2006시즌(8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9) 와인드업 없이 던졌고 2009년 야쿠르트에서도 계투로 뛸 때 이런 식으로 던져왔다. 간편한 폼으로 바꾸다보니 제구력이 이전에 비해서는 좋아진 느낌이다. 물론 시즌 들어서 잘 해야겠지만”. ‘올 시즌 안 되면 은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전지훈련을 소화 중인 이혜천은 시즌 돌입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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