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노예’ 노경은에 두산 노심초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01 18: 27

“걱정되지요. 우리 팀 선발 전력의 핵심인데”.
주축 에이스가 대표팀에 선발되어 연일 씽씽 광속투를 보여주고 있다. 선수에게는 국가에 공헌하기 위한 큰 기대이지만 밖에서 지켜보는 소속팀 코칭스태프는 속으로 끙끙 앓고 있다. 선발 투수의 뒤를 잇는 ‘두 번째 투수’로서 전천후 활약이 예상되는 노경은(29, 두산 베어스)에 대해 소속팀 두산 코칭스태프는 제발 무탈하길 바라고 있다.
2003년 입단 후 오랫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지난 시즌 12승 6패 7홀드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며 일약 신데렐라 에이스로 우뚝 선 노경은은 현재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의 일원으로 대만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그리고 현재 노경은은 최고 152km의 광속구를 벌써부터 던지는 등 대표팀 투수들 중 최상의 구위를 뽐내고 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노경은에 대해 “1+1 전략에 따라 노경은은 선발 투수의 뒤를 잇는 전천후 투수로서 활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흐름 상 반드시 호투를 해줘야 하는, 대표팀 투수층을 살폈을 때 가장 수고로울 보직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노경은에 대해 4년 전 정현욱(LG)과 같은 ‘국민 노예’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수 본인은 태극마크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지만 밖에서 지켜보는 소속팀 코칭스태프는 속으로 끙끙 앓고 있다.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전반기 출장이 불투명하고 3년 만의 복귀를 약속했던 켈빈 히메네스가 팔뚝 부상으로 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새 외국인 투수 후보로 테스트를 받던 맥시모 넬슨은 어깨부상 전력으로 인해 지난 2월 28일 캠프를 떠났다. 따라서 현재 두산 선발진에는 캠프 전 계획했던 선발진에서 두 개의 구멍이 생긴 상태. 선발진에서 확정된 이는 더스틴 니퍼트와 김선우 둘 뿐이다.
김진욱 감독은 노경은의 전천후 투입 계획에 대해 “걱정됩니다. 아무쪼록 별 탈이 없어야 할 텐데”라며 마음이 편치 않음을 밝혔다. 나라를 대표해 위력을 떨친다면 반가운 일이지만 만약 시즌 전 오버페이스 여파로 인해 부상의 늪에 빠진다면 선수나 팀이나 피해가 막심하다. 노경은은 지난 2005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정명원 코치도 노경은과 관련해 시름이 깊다. 노경은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 정 코치는 양상문 수석코치에게 “부상 전력이 있는 투수인 만큼 가능한 관리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천후로 출격한다면 대표팀 내에서 연투가 불가피한 상황. 자칫 시즌 시작 전 부하 여부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오버 페이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는 안 되지만 경은이가 만에 하나 잘못된다면 정말 우리 팀에는 치명타가 될 텐데. 아무쪼록 경은이가 무탈하게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시즌 때도 탈 없이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 코치는 씁쓸한 미소와 함께 노경은이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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