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피소 당한 배우 박시후가 10시간여에 걸친 경찰 조사를 마치고 무혐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경찰이 이를 토대로 향후 재소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시후는 1일 오전 10시 정각 녹번동에 위치한 서부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오후 8시께 타고 온 검은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박시후는 이날 조사를 받기에 앞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사건의 진실은 경찰 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히겠다”는 심경을 밝힌 뒤 서부경찰서 형사과 강력팀을 상대로 고소인과의 엇갈린 주장에 대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는 당초 오후 2시께 마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훌쩍 넘긴 오후 8시께 마무리 됐다. 모든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선 박시후는 초췌한 얼굴로 “할 말은 많지만 경찰 조사에서 충분히 소명했다. 진실을 꼭 밝히도록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명한 뒤 법률대리인에 둘러싸여 경찰서문을 나섰다.
이와 관련해 서부경찰서 형사과 서준옥 강력계장은 브리핑을 통해 “박시후 측이 변호사 입회 아래 충분히 조사를 마쳤다. 향후 일정은 오늘 조사 내용을 검토하여 앞으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소환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박시후에 대한 재소환 여부도 검토한 뒤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서 계장은 박시후가 이날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냐는 질문을 비롯해 고소인이 주장한 성관계에 있어서의 강제성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밝힐 수 없다”며 “충분한 조사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박시후의 이번 조사는 지난 고소 사실이 알려진 뒤 처음 이뤄진 것으로, 경찰의 소환 통보 3회 만에 이뤄진 것이다. 조사가 이토록 길어진 데는 이날이 박시후가 경찰에 첫 출석한 것 때문으로 보인다. 박시후는 경찰의 소환 조사를 앞서 두 차례 연기했고, 이에 따라 경찰은 그간 고소인 진술을 토대로 사건을 파악한 만큼, 피고소인의 입장을 듣는 데 장시간이 따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성관계에 있어 A씨가 "자고 일어나 보니 박시후 집에서 성폭행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반면, 박시후는 "남녀로서 호감을 갖고 마음을 나눈 것이지 강제적으로 관계를 가진 것은 결코 아니다"라는 상반된 입장을 보인 만큼, 팽팽하게 맞선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진술을 가려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박시후는 지난 15일 A씨를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18일 피소 당한 가운데,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시후는 1일 조사를 받기 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사건의 진실은 경찰 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히겠다”는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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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