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대호(31)였다. 대만 취재진의 다소 민감한 질문에도 강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대호는 지난 1일 저녁 대만 타이중 시청에서 열린 WBC 웰컴파티에서 한국 팀을 대표해 인터뷰에 나섰다. 일본 프로야구에 관심이 많은 대만답게 대만 취재진은 지난해 오릭스에서 군계일학이었던 이대호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첫 질문은 형식적으로 대만 야구에 대한 이대호의 생각이었다. 이대호는 “대만 팀도 좋은 팀이다. 운동을 많이 하면서 준비 잘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팀도 준비 잘 했다. 한국과 대만이 좋은 승부할 거라고 본다”고 정석에 가까운 대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대호는 대만 취재진이 한국이 지난 연습 경기에서 부진했던 점을 말하자 거침없이 응수했다. 이대호는 대만 전력에 관해 “투수가 좋고 타자들도 예전보다 많이 발전했다”고 하면서도 “대만에 대해 분석을 많이 했다 딱히 두렵지 않다. 우리가 이길 수 있다. 연습경기에서 부진했지만 우리는 1, 2회 대회 때 각각 4강과 준우승을 이룬 팀이다. 우승을 목표로 여기에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로 꼽혔던 이대호는 지난해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맞이한 일본 진출 첫 해부터 팀을 이끌었다. 타율 2할8푼6리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고 타점 부문 리그 정상에 올랐다.
한국 취재진이 팀의 중심임에도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단 이유를 묻자 이대호는 “사실 나도 팀에 가서 연습하고 새로운 감독님도 뵙고 해야 한다. 하지만 나라에서 불러주셨다. 그동안 국가대표로 뛰면서 혜택을 많이 받았다. 이번 대회가 병역혜택이 걸린 대회는 아니지만 우리가 잘하면 국민들께서 좋아하실 것 아닌가. 그것만으로도 국가대표로 뛸 이유는 충분하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어 이대호는 “사실 2월부터 몸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건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준비해서 경기에 나간다. 연습경기에서는 빠른 공이 눈에는 보였는데 몸이 따라가지 않았다”고 연습경기 부진 원인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대호는 “4번 타자로 고정돼서 그런지 대표팀 7년 중 가장 부담스럽기는 하다. 결국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달렸다. 이번 대회 홈런왕이 유력하다는 소리도 있는데 홈런왕보다는 팀을 위해 잘 해야 한다고 본다. 맞다보면 홈런도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집중력을 강조했다.
한편 이대호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6번의 국제 대회에서 37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7리 6홈런 39타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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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