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이 또 하나의 여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마존’ 편은 방송 중반 프로그램이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위기를 맞았으나 많은 이들의 우려와는 달리 방송 내내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프로그램의 이미지는 추락했으나 시청률로만 본다면 유종의 미를 거둔 절반의 성공이다.
1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아마존’(이하 ‘정글’)에서는 아마존에서의 험난한 여정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만찬을 즐기는 병만족의 모습과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뒷이야기들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은 전체적으로 힘을 뺀 모습이었다. 과장된 리액션이나 연출, 자막 등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멤버들의 애틋한 감정, 김병만의 순수한 열정, 제작진의 가감 없는 비하인드 등이 대신 그 자리를 채웠다.

특히 김병만은 병만족의 족장으로서 직접 밤 늦은 시간까지 새우잡이에 나섰고, 숙소가 있는 사유지의 주인이 선물한 돼지 한 마리를 직접 손질하며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인함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도 김병만의 활약상을 과장하거나 일부러 만들어낸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저 그의 행동을 카메라에 담고 약간의 설명을 첨가하는 식의 연출이었다.
방송 말미 공개된 비하인드 영상에서는 병만족의 뒤를 지키는 스태프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들은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병만족과 행보를 같이 했다. 특히 나무에서 떨어지면서도 끝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는 모습에서는 투철한 프로정신이 느껴졌다.
이처럼 ‘정글’은 앞서 조작 논란으로 프로그램의 존폐를 논할 만큼 큰 위기 상황에 처했지만 이를 적극 해명하고 담백한 방송으로 연출의 방향을 돌렸다. 시청률 또한 논란 이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는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정글’은 평일 예능 중 유일하게 시청률 15%를 넘기며 왕좌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정글’로서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형국이다. 시청률은 분명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의 이미지는 이미 너무 많이 추락해버렸다. 또한 지난 9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이후 약 반년 만에 심의규정 위반으로 법정제재를 받을 위험에 처했다.
절반의 성공으로 그리 개운치 못한 종영을 맞은 ‘정글’은 오는 8일부터 논란의 시초가 됐던 ‘뉴질랜드’ 편을 방송한다. 아직 논란의 여파가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글’이 어떤 방법으로 이 위기를 헤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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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