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50회' 김응룡 감독, 성공-실패 사례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02 06: 35

역대 50회 트레이드. 
한화 김응룡(72) 감독은 올해로 23번째 시즌을 맞은 최장수 사령탑이다. 역대 최다승(1476승), 최다 한국시리즈 우승(10회) 기록을 갖고 있는 김 감독은 역대 가장 많은 50회의 트레이드를 단행한 사령탑이기도 하다. 1982년 12월7일 삼성 내야수 서정환을 현금을 주고 데려온 프로야구 최초의 트레이드도 부임 직후 김 감독 아래 이뤄졌다. 한화 사령탑을 맡은 후 김 감독은 시즌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두 차례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트레이드 50회를 채웠다. 역대 50회 트레이드 중에 선수끼리 맞교환된 건 27회. 성공과 실패 사례도 수두룩하다. 
▲ 성공 사례

가장 큰 성공 사례는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트레이드로 평가되는 한대화 영입이다. 1986년 1월29일 투수 황기선, 내야수 양승호를 OB로 보내며 내야수 한대화를 데려 오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국가대표 스타였으나 OB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한대화는 해태 4번타자로 활약하며 중심타선에서 해결사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86~1989년 한국시리즈 4연패 포함 해태에서 총 6회 우승을 이끌었다. 
삼성에서도 부임하자마자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는데 2001년 1월31일 내야수 김주찬, 외야수 이계성을 롯데에 보내면서 거포 마해영을 영입했다. 마해영은 2001~2003년 3년간 삼성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끝내기 홈런을 작렬시키며 오랜한을 풀었다. 가능성 큰 유망주를 내줬지만, 즉시 전력을 통해 우승을 일궈냈다.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 배경에는 프로야구 사상 최고 규모의 트레이드도 있었다. 2001년 12월20일 투수 오상민, 내야수 틸슨 브리또를 받는 조건으로 투수 김상진·김태한·이용훈 포수 김동수 내야수 김기태·정경배 등 무려 6명을 내보내는 6대2의 트레이드를 일궈냈다. 브리또는 공격력을 갖춘 주전 유격수, 오상민은 불펜 좌완 투수로 삼성의 오랜 약점을 메우며 우승 주역이 됐다. 김 감독의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기에 성사 가능한 트레이드였다. 
▲ 실패 사례
한대화로 웃고, 한대화로 울었다. 김 감독은 1993년 12월13일 한대화와 좌완 투수 신동수를 LG로 보내면서 내야수 김상훈과 외야수 이병훈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트레이드 당시만 하더라도 해태 쪽에 무게가 기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한대화가 LG에서 노익장을 발휘하고, 김상훈이 해태에서 급격한 내리막길을 타는 바람에 김 감독의 대표적인 트레이드 실패 사례가 되고 말았다. 
1991년 12월5일 투수 이광우를 내주고, OB 내야수 박노준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박노준은 1992년 타율 2할3푼9리 2홈런으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1년만 뛰고 쌍방울로 떠났다. 반면 이광우는 OB·두산에서 10년을 뛰며 선발·중간으로 58승을 거뒀다. 1996년 11월6일 투수 송유석·최향남과 외야수 동봉철을 주고, LG 내야수 최훈재와 외야수 조현을 받는 3대2 트레이드도 최훈재가 2시즌 동안 타선에서 쏠쏠하게 활약했을 뿐 장기적으로는 실패작이었다. 
이외에도 해태 말년이었던 2000년 3월24일 외야수 양준혁을 LG로 보내는 조건으로 투수 손혁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성사했다. 1년 전 양준혁과 약속을 지켜주며 서울팀으로 트레이드해줬지만 맞상대였던 손혁이 해태로의 트레이드를 거부하며 임의탈퇴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같은 해 6월1일 내야수 이호준을 내주면서 투수 성영재를 받는 1대1 트레이드도 실패작이었다. 
▲ 과연 한화에서는
8년 공백을 깨고 지난해 10월 한화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한 김응룡 감독은 시즌 개막하기도 전에 벌써 두차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해 11월27일 내야수 장성호를 내주는 조건으로 신인 좌완 투수 송창현을 받는 깜짝 1대1 트레이드로 주위를 놀래켰고, 지난 1일에는 외야수 이상훈을 삼성에 내주며 고졸 군필 우완 투수 길태곤을 받았다.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팀 개편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송창현·길태곤 트레이드의 특징은 이들이 아직 보여준 게 없는 미지의 투수들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김 감독이 오래전부터 지켜본 투수들로 덩치가 크며 나이가 어리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두 트레이드 모두 김 감독이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그 결과가 자못 흥미롭다. 한화도 가장 시급한 포지션이 바로 투수라는 점에서 김 감독의 결단이 어떤 효과를 미칠지 주목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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