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삼성, 부잣집도 고민은 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3.02 06: 36

하나를 가지면 하나를 더 가지고 싶은 것이 사람 욕심이다. 야구단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부잣집’ 삼성이 전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팀의 아킬레스건을 가리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삼성은 지난 2년간 리그를 지배했다.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집어삼켰다. 특히 지난해는 삼성의 강력함을 실감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반 이후 쭉쭉 치고 나가며 비교적 여유 있게 1위를 확정지었다. 오직 삼성만이 할 수 있는 뒤집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SK를 힘으로 윽박지르며 2연패 고지에 올라섰다.
올해도 삼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강의 전력이다. 3연패에 욕심을 내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전력에 누수가 있다. 우선 팀 불펜의 정신적 지주였던 정현욱이 FA를 통해 LG로 이적했다. 권오준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시즌을 접었고 안지만 또한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시즌 초반 활약은 장담할 수 없다. 강력한 마운드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타선에서도 내야 백업이 부족하다는 게 팀의 자체 진단이다.

때문에 삼성은 전지훈련 기간 중 이 부분의 보완을 과제로 삼고 여러 가지 실험을 벌이고 있다. 전반적인 진척도는 순조로운 가운데 일단 내야 백업 확충이 가장 큰 화두다. 대표팀 감독으로 잠시 팀을 비운 류중일 감독 대신 팀의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김성래 수석코치는 “일단 마운드보다는 방망이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 감독님의 지시”라고 밝혔다.
삼성의 내야는 이승엽 조동찬 김상수 박석민으로 빈틈없이 짜여있다. 그렇지만 백업이 부족하다는 것이 삼성의 고민이다. 지난해까지는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손주인이 있었지만 지난 LG와의 3대3 트레이드 때 팀을 떠났다. 손주인의 몫을 대신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아야 한다. 김 코치는 “외야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 내야는 손주인 같이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백업 선수가 필요하다. 몇몇 선수들이 눈에 띄지만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마운드에서도 정현욱과 입대한 정인욱의 빈자리를 메울 새로운 얼굴을 찾고 있다. 권오준의 이탈과 안지만의 수술 변수를 생각하면 의외로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퍼즐조각이다. 2년차 심창민에 큰 기대가 걸리고 있는 가운데 김 코치는 “현 시점에서는 백정현도 좋다”라고 했다. 좌완 백정현은 입단 후 지금까지 두꺼운 삼성의 마운드에서 많은 기회를 잡지는 못했으나 연습경기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선보이며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받고 있다.
사실 주축 선수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삼성은 이 정도 변수에는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팀이다. 다른 팀의 고민에 비하면 그 무게감도 덜하다. 하지만 전지훈련을 행보를 보면 조금의 틈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삼성의 생각이 읽힌다.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삼성은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팀이다. 3연패를 정조준하는 삼성이 완벽을 추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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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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