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박성웅 "최민식은 레전드, 황정민은 국가대표"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3.02 11: 29

영화 '신세계'(박훈정 감독, 2월 21일 개봉)를 통해 '재발견'이란 호평을 듣고 있는 배우 박성웅이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연기하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전했다.
박성웅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가 본인에게 '신의 한수'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감사하다. 영화 '신세계'는 제 인생의 신세계일 것 같고 이런 인터뷰 하나 하나가 정말 소중하다"라며 재차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20대 때 이런 주목을 받았으면 시건방짐의 대명사가 될 수도 있었는데, 17년 연 기생활을 하고 이런 게 오니 이런 게 그저 감사할 뿐이다. 그 과정에서 힘든 점이 있었지만 절대 놓칠 수 없는 걸 배웠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속 박성웅이 맡은 이중구는 정청(황정민)과 골드문 조직의 1인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대기업 중역 스타일의 조직원으로 드라마의 큰 축을 담당한다. 하지만 박성웅의 존재는 개봉 전까지 크게 노출되지 않았다. 제작보고회 당시에도 그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솔직히 서운함이 없었냐고 묻자 그는 "오히려 세 배우(최민식, 황정민, 이정재)들이 더 난리였다. 서운한 것은 한 2% 정도? 하하.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17년 중 10년을 무명으로 있었기에 난 내가 설 위치를 안다. 내가 빠질 때도 안다. 오히려 영화가 오픈이 되자 시크릿 웨폰, 히든 카드 등으로 불리며 오히려 전략을 잘 짠 것이라고 하니 재미있다"라며 웃어보였다.
확실히 영화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박성웅을 언급한다. 그는 이에 "세 남자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중구가 자꾸만 나타나니 관객들이 '쟤는 뭐지?' 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영화가 끝까지 가면 이야기의 축이 되는 인물이인 걸 아니까 더 놀라시는 게 아닐까"라고 이중구가 관객들에게 예상치 않는 놀라움을 줄 수 있는 인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처음 박성웅이 이중구 역에 후보로 올랐을 때 그는 가장 확률이 떨어지는 배우였다. "제가 될 확률은 10%로 안 됐어요. 4, 5명의 후보들이 쟁쟁했거든요. 제가 제일 유명하지 않았죠. 하지만 박훈정 감독님의 지지가 있기에 가능했어요. 감독님이 첫 미팅을 할 때 '이중구가 들어오는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외적인 것만 보고도 저를 계속 응원하고 밀어주고 제가 이중구를 소화해낼 수 있게 트레이닝을 해 주니 그냥 무한 신뢰가 생겼어요. 감독님도 영화 '혈투'가 잘 안 됐던 터라 서로 독기를 품고 했죠. 같이 '우리가 나중에 꼭 보여줍시다!'라고 의기투합 했어요."
감독을 비롯해 유난히 배우들의 조합이 끈끈했던 작품이다. 최민식과 황정민과의 호흡에 부담은 없었냐고 묻자 "큰 도움을 받았다"란 대답이 돌아왔다.
"민식 형은 자기를 낮추면서 상대방을 높여주는 스타일이에요. (최민식 형이 무섭지는 않나요?) 정말 농담도 많이 하고 웃겨요. '지효야, 나랑 '걱정 멜로' 하자' 이런 식으로 농담을 해요. 정민 형도 조언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중요한 순간 엄청난 도움을 받았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물었더니 정청과 이중구가 만나는 면회실 장면에 대해 들려줬다. "정민 형님은 연기에 대한 조언이 그 배우에게 득이 될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어 잘 얘기를 안 하는데, 면회실에서 정청과 이중구가 만나는 장면에서 딱 한 마디를 해 주시더라고요. 대본에는 '이중구가 정청을 죽일 듯이 노려본다'란 글이 써 있었어요. 테이크 3, 4번을 갔는데 시원한 오케이가 안 나는 거에요. 나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고 막 힘들어하고 있는데, 정민 형이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나 호러무비를 보는 것 같다'라고 하더라고요. 제 눈을 보고요. 그리고 '그냥 대본 버려, 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그 다음에는 그냥 제가 느끼는 대로 연기했어요. 힘을 빼고. 그랬더니 바로 만족스러운 오케이가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바로 연결해서 폭발하는 신을 찍었고요. 제게는 카타르시스였습니다."
그는 "최민식은 (연기에 있어) 레전드, 황정민은 국가대표, 정재는 와인만 먹을 줄 알았더니 소맥도 먹는 털털한 배우"라고 자신의 느낌을 설명했다. "민식 형이 까다로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정말 옆집 형처럼 좋고, 정민 형은 의리파에요. 정재는 하이틴 스타일 줄 알았더니 털털하게 모나지 않은 맛있는 배우고요. (송)지효는 우리 여보(아내 신은정) 이후로 이렇게 성격 좋은 여배우는 처음이에요."
많은 이들이 박성웅이 영화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세계'의 오프닝은 박성웅이 열었다고 생각한다. 박성웅과 최민식의 강렬한 첫 만남. 영화를 본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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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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