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팬들이 좋은 축구를 봤다고 생각하게끔 하고 싶다".
올 시즌 9개월 간의 대장정의 첫 포문을 여는 개막전을 앞둔 최용수 감독의 각오는 남달랐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을 앞두고 만난 최 감독은 "상대는 FA컵 우승팀다운 강팀이다.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팀이고, 우리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이런 점을 팬들에게 증명해줘야한다"며 "K리그 클래식의 선두주자인 만큼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팬들이 좋은 축구를 봤다고 생각하게끔 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불과 사흘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장쑤 순톈과 조별리그 1차전을 가진 FC서울은 당시 5-1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개막전에도 그 때의 베스트 11을 그대로 들고 나와 눈길을 모았다. 최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스타트를 잘 끊었다. 우리 팀은 김용대와 김주영을 빼고 모두 공격본능이 있는 선수들이다보니 공격축구를 가기 위해서다"라며 뼈가 있는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본심은 역시 팬을 위한 마음이었다. 최 감독은 "우리도 정말 단단한 공격축구를 할 수 있는 팀이다. 하지만 팬들은 골을 넣는 장면을 더 보고싶어할 것"이라며 올 시즌도 '무공해' 축구를 더욱 업그레이드시켜 선보일 것임을 선언했다.
"개막전 홈 경기이다보니 K리그 클래식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승팀으로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야한다. 승패를 떠나 참 재미있는 경기다, 계속 보고 싶은 축구다 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몸으로 부딪히는 경기를 하겠다"며 "이길 수도 질 수도 있겠지만 후회하지 않는 경기로 감동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한 최 감독의 마음가짐은 곧 서울이 개막전에 임하는 자세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확고한 책임감을 안고 있는 서울과 최 감독의 자세는 분명, 긴 겨울 동안 K리그 클래식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있던 축구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적시는 명승부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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