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의 천금같은 동점골이 포항을 개막전 패배에서 구해냈다. 반면 서울은 다잡은 승리를 놓치며 아쉬운 무승부에 만족하게 됐다.
포항 스틸러스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개막전 FC서울과 원정 경기서 후반 38분 터진 이명주의 천금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뒀다. 포항은 이날 무승부로 비록 서울 원정 징크스를 깨는데는 실패했지만, 1-2로 끌려가던 후반 총공세 속에서 터진 지난 시즌 신인왕의 벼락골로 패배를 피하게 됐다.
두 팀 감독 모두 이날 개막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재미있는 경기, 공격 축구를 선보이겠다"며 '디펜딩 챔피언'답게 개막전에 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최용수 감독은 지난달 2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장쑤 순톈전 베스트 11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데얀-에스쿠데로에 몰리나 고명진 하대성 윤일록이 뒤를 받치고 아디와 고요한 김진규 김주영이 포백으로 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용대가 꼈다.

맞서는 포항 역시 '용병이 없다'며 흰 눈으로 보는 시선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다. 박성호와 황진성이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신진호와 노병준 황지수와 이명주가 뒤를 받치며 유기적으로 패스를 연결했다. 수비는 박희철과 김광석 김원일 신광훈이 섰으며 신화용이 골문을 지켰다.

ACL 조별리그 1차전에서 5골을 폭격하며 장쑤를 무너뜨렸던 서울의 공격력은 여전히 무서웠다. 전반 9분 김진규의 직접 프리킥이 수비벽을 뚫고 강렬한 중거리슈팅으로 포항의 골문으로 날아들었다. 신화용 골키퍼가 정면으로 날아든 공을 잘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지만 서울은 전반 29분 코너킥 상황에서 결국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골문 바로 앞쪽으로 낮게 떨어진 몰리나의 크로스를 데얀이 정확하게 포착, 머리로 밀어넣으며 서울이 1-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포항은 서울의 리드를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데얀의 선제골이 터진 후 불과 3분 만에 서울 수비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파고든 황진성이 강한 슈팅을 때렸고, 크로스바를 맞고 떨어진 공을 신진호가 재치있게 잡아 밀어넣으며 단숨에 1-1 동점을 만든 것.

팽팽한 접전 속에서 전반을 1-1로 마친 두 팀의 균형은 후반 2분 만에 깨졌다. 최태욱이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들어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몰리나에게 연결했고, 몰리나는 이를 왼쪽 측면으로 달려들던 에스쿠데로에게 정확하게 연결하면서 팀의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다시 한 번 서울이 2-1로 앞서나가는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리드를 빼앗긴 포항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왔다. 황선홍 감독이 강조한 유기적인 협력플레이와 컴팩트한 수비로 서울의 공격을 끈질기게 막아냈고, 역습 기회를 만들어내며 꾸준히 서울의 문전을 노렸다. 하지만 슈팅 수에 비해 정확한 마무리가 없어 고전하던 포항은 후반 38분 이명주가 벼락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2-2를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경기 종료 순간까지 접전을 펼치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치던 두 팀의 경기는 결국 추가골 없이 2-2로 마무리됐다. 승패는 없었지만 챔피언 매치다운 골과 재미가 함께한 한판이었다.
■ 2일 전적
▲ 서울월드컵경기장
FC 서울 2 (1-1 1-1) 2 포항 스틸러스
△ 득점 = 전 29 몰리나 후 2 에스쿠데로(이상 서울) 전 32 신진호 후 38 이명주(이상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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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