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모델로 삼은 선수는 야야 투레(30, 맨체스터 시티)인데요...".
포항의 '샛별' 이명주(23)는 '롤 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쑥스러운 듯 혀를 쑥 내밀었다. 이명주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개막전 FC서울과 원정 경기서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38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포항은 이날 무승부로 비록 서울 원정 징크스(9경기 무승)를 깨는데는 실패했지만, 1-2로 끌려가던 후반 총공세 속에서 터진 지난 시즌 신인왕의 벼락골로 패배를 피하게 됐다. 이날 무승부 최고의 수훈갑인 셈이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개막전에서 멋진 골을 선보인 이명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질문 공세를 받았다. 여러 질문에 침착하게 또 겸손하게 대답을 이어나가던 이명주는 자신의 롤 모델을 묻는 질문에 갑자기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명주가 갑자기 계면쩍어한 이유는 그의 머리스타일 때문이었다. "롤 모델로 삼은 선수는 야야 투레다. 하지만 머리는 네이마르(21, 산토스)를 따라했다가 실패했다"고 털어놓은 이명주는 "펌을 했다가 길어져서 자르면서 스타일 변화를 시도했는데 실패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명주의 설명을 듣고 보니 과연 네이마르와 닮은 듯도 보이는 머리였다.
한편 야야 투레를 롤 모델로 꼽은 이유에 대해서는 "키도 크고 체격도 좋은데 공격 쪽 개인 기술은 물론 수비도 좋다. 공수 양면에서 다 잘하는 선수"라며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팀 동료들에게도 '포항의 야야 투레'로 인정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하고 웃음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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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