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은 대만은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대만은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13 제3회 WBC 호주와의 개막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왕젠밍이 6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상위타선에 배치된 타자들이 맹타를 휘둘렀다.
무엇보다 한국 입장에서는 호주 선발투수가 2007년과 2008년 한국프로야구에서 뛰었던 크리스 옥스프링이었다는 점에서 대만 타자들의 대응이 주목됐다. 비록 옥스프링의 구위가 확연히 떨어졌지만 호주 타자들은 옥스프링의 각도 큰 커브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타격에 임했다.

특히 3번 타자겸 1루수로 나선 펑정민은 경계 대상 1호로 꼽을 만 했다. 펑정민은 1회말 우전안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3회말 옥스프링의 커브가 눈에 익은 듯 공을 골라 볼넷으로 출루했다. 세 번째 타석인 5회말에는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려 경기 중반 승기를 대만으로 향하게 했다.
펑정민은 경기 후 “대만 야구의 인기가 과거처럼 많지는 않다.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제대회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더 많은 팬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추운 날씨인데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셨다”고 이날 2만35명 관중에게 감사를 표하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이 상대할 불펜투수들도 만만치 않았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양야오쉰이 솔로포를 맞긴 했지만 뒤에 등판한 메이저리그 출신 좌투수 궈훙즈와 150km 이상의 공을 던지는 우완 강속구 투수 천훙원이 각각 8회와 9회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대만 셰장헝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궈훙즈와 천훙원을 더블스토퍼로 쓸 계획. 셰장헝 감독은 호주전을 승리한 후 “두 명의 클로저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다. 둘 다 잘하고 있다. 경기를 보면서 느낌에 따라서 결정할 것이다”고 상황에 맞게 두 투수를 기용할 것이라 예고했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함께 투타가 한층 안정된 대만. WBC 1라운드 한국의 최대적수임이 분명해보인다.
drjose7@osen.co.kr
타이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