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무한도전’, 건강검진 가장한 황당무계 몸개그 향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3.02 19: 48

동시간대 예능 시청률 3위로 내려앉았던 ‘무한도전’이 몸개그를 통해 원초적인 웃음을 만들었다. 자신을 넘어선 진지한 도전인 줄 알았던 특집이 의외로 빵 터지는 재미를 선사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2일 방송에서 ‘나와 나의 대결’이라는 주제로 멤버들의 건강상태와 체력을 점검하며 몸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작진은 지난 해 2월 첫 녹화를 한 후 1년간 멤버들에게 비밀로 부쳤다. 멤버들은 영문도 모른 채 건강검진과 체력테스트를 받았다. 그 결과 몸상태가 제일 좋은 멤버는 예상대로 유재석이었다. 이어 하하와 노홍철, 박명수가 2위부터 4위를 차지했다. 비만 정준하, 길, 정형돈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멤버들은 고지혈증이나 신장결석, 담낭용종 등 신체 이상 진단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너무 무거운 분위기를 지양하고자 하는 멤버들의 노력이었다. 교훈적인 주제였지만 웃음은 포기하지 않았고 마냥 진지한 접근은 아니었다.
이날 방송은 1년 전의 나를 이기기 위한 멤버들의 분투가 재미를 안겼다. 건강검진 뿐만 아니라 윗몸일으키기, 제자리 멀리 뛰기, 10m 왕복달리기 등 자체적으로 신체검진도 진행됐다.
노홍철은 1년 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 체력으로 웃음을 샀다. 철저한 몸관리로 변함 없는 건강을 자랑한 유재석은 오히려 재미 없는 사람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멤버들은 체력장에 열과 성을 다하면서도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체력을 자랑하든, 웃음을 선사하든 둘 중에 하는 해야 했다. 결국 진지했던 체력장은 허무개그와 몸개그가 판쳤다.
무엇보다도 멤버들이 자신을 넘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은 향수를 자극했다. 바로 '무한도전'이 초창기 달리는 기차와 대결하기, 소와 힘겨루기 등 황당무계한 대결을 펼쳤던 도전을 연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물론 마지막에 펼쳐진 넘어지는 장애물과의 달리기 대결은 짜릿한 긴장감과 함께 장애물에 부딪혀 몸을 가누지 못하는 멤버들의 행동 때문에 폭탄웃음을 제공했다. 
사실 ‘무한도전’은 최근 시청률 하락으로 인해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밀렸기에 반전의 기회가 필요했다. ‘나와 나의 대결’은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도 재미를 잃어버리지 않은 특집이었다. 보통 예능 프로그램이 건강검진이라는 특집을 준비하면 한없이 진지하게 흘러가서 재미가 반감되지만 ‘무한도전’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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