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강팀 킬러’ 네덜란드의 희생양이 됐다.
한국은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13 제3회 WBC B조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0-5으로 패했다.
이날 네덜란드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한국을 압도했다. 앤드류 존스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선수와 트리플A 유망주로 구성된 네덜란드는 짜임새 있는 수비와 팀 배팅을 바탕으로 한 공격으로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선발 대결부터 네덜란드의 근소한 우위였다. 네덜란드 선발투수 디에고마 마크웰은 140km가 넘지 않는 직구를 던지면서도 까다로운 각도에서 나오는 투심패스트볼로 한국 타자들을 괴롭혔다. 한국 타자들은 마크웰의 역으로 회전하는 투심에 한 타석이 돌때까지 적응하지 못했고 마크웰은 4회까지 2개의 피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에선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외야수 앤드류 존스가 돋보였다. 5번 타순에서 지명타자로 출장한 존스는 2회말 첫 타석에서 윤석민의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으나 로케이션이 높은 것을 이용해 2루타를 날렸다. 결국 존스는 커트 스미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존스는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날렸다. 윤석민의 공을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고 배트가 부러졌지만 힘으로 중전안타를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점수를 뽑는 과정 또한 순조로웠다. 네덜란드는 2회말 존스의 2루타 후 산더르 보하르트의 희생번트와 커트 스미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쉽게 선취점을 올렸다. 5회말에는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 리카르도 다센코가 우전안타를 날려 윤석민을 마운드에서 내렸고 안드릴톤 시몬스와 요나단 스호프가 각각 좌전안타와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아 2점을 더하는 발판을 놓았다.
네덜란드는 7회말 손승락을 상대로 첫 타자 시몬스가 좌전안타를 날리고 스호프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 다시 한 번 쉽게 득점찬스를 열었다. 베르나다나는 바뀐 투수 차우찬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때렸고 이후 강민호의 송구 실책에 홈으로 들어와 5점째를 뽑았다.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3루수 산더르 보하르트와 유격수 안드릴톤 시몬스 모두 빅리그 내야수, 혹은 곧 빅리그 진입이 예정된 내야수 답게 어려운 타구를 차분하게 처리했다. 보하르트는 정면타구가 라이트에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호수비를 반복했고 시몬스는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다.
네덜란드는 2009년에 열린 제2회 대회에서 우승후보 1순위 도미니카를 두 번이나 격침시키며 강팀 킬러 이미지를 심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선 준우승팀 한국을 제압하며 강팀 킬러를 넘어 야구 강호로 부상하고 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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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